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7-07-04 10:45 | 최종수정 2007-07-04 10:47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머리에서 지우고 싶은 개별 또는 특정 기억을 떠올릴 때 마음아픔을 해소시켜 주는 약이 발견되었다.

캐나다 맥길 대학과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은 의학전문지 '정신의학 연구 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g)' 최신호에 실린 연구논문에서 심장병 환자의 고혈압 치료제인 교감신경억제제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이 아픈 기억을 지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힌 것으로 영국의 BBC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맥길 대학의 카림 네이더 박사는 이 약은 아픈 기억에서 감정적인 부분은 지우고 의식적인 부분은 그대로 둠으로써 사건의 자세한 내용은 기억하면서도 그 기억에 의한 마음아픔은 느껴지지 않게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큰 사고나 강간을 당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는 1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프로프라놀롤과 위약을 10일동안 복용하게 하고 10년 전에 있었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한 결과 프로프라놀롤 그룹은 심박동이 빨라지는 등 스트레스의 징후가 훨씬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더 박사는 기억을 떠올리려면 저장된 기억을 꺼냈다가 다시 집어넣어 재저장해야 하는데 이는 유리잔을 만들 때 녹여진 유리에 어떤 형태를 준 다음 굳히는 과정과 같다고 밝히고 이 약은 기억을 끄집어 낸뒤 "굳히는"는 화학적 경로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대학의 조지프 레두스 박사는 같은 정신의학전문지에 실린 또 다른 연구논문에서 특정한 한가지 기억을 지우는 약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레두스 박사는 쥐들을 두 가지 음악이 들리면 전기충격을 가해 이러한 조건에 적응하도록 훈련시켜 이 두 가지 음악 중 하나만 들리면 전기충격이 올 것을 예상해 몸을 움추리게 만들었다.

이어 이 쥐들 중 절반에만 U0126이라고 불리는 부분적으로 기억을 잃게하는 약을 이 두 가지 음악 중 하나가 들릴 때 투여한 결과 그 음악이 나올 때는 몸을 움추리는 동작을 하지 않았다.

이는 약으로 특정 기억만 지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레두스 박사는 말했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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