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7-03-20 20:53]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5%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의 40%나 차지할 정도로 우수성을 자랑합니다. 유대인이라고 해서 다 높은 지능을 갖고 태어나는 건 아니지요. 중요한 건 유전자가 아니라 잠재능력과 지능을 어떻게 갈고닦느냐입니다."


우화형 지능계발서 '천재가 된 제롬'(황금가지) 출간에 맞춰 '유대인 기억력 천재'라 불리는 이 책의 저자 에란 카츠(42.사진)가 내한했다. 그는 500자리 숫자를 한 번 듣고 기억하는 천재적인 기억력의 소유자다. 1998년에는 세계 기네스북 기억력 부문 기록보유자로 선정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무작위로 선정한 단어 20개를 단어별로 붙은 번호와 연결해 기억하는 시연을 해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난 천재도, 특별한 사람도 아니다. 효과적인 학습법으로 지능 계발을 하면 여러분도 얼마든지 나처럼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란 카츠로부터 두뇌 능력과 집중력을 강화하기 위한 '유대인식 비법'을 들어봤다.


# 두뇌를 자극하라

한국인도 유대민족처럼 교육열이 무척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교육열과 두뇌 능력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 저명한 랍비는 "배움의 고통을 참지 못하면 무식함의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했다. 플레이스테이션 없이는 살 수 있지만 배움 없이는 살 수 없다. 많이 배울수록 두뇌가 더 발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 않은가. 꼭 공부만 고집하지 말고 퍼즐.스도쿠.카드 등 두뇌를 지적으로 자극하는 일상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 상상력을 발휘하라

유대인이 뛰어난 가장 큰 이유는 '상상력의 힘' 덕분이다. '유대인식 상상력'이란, 자기 현실에 비춰볼 때 말도 안 된다 싶을 정도로 원대한 꿈을 세운 뒤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찾는 것이다. 두뇌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매너리즘에 빠지면 곧 죽는다. 상상하는 과정에서 두뇌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활발한 두뇌활동은 실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나라를 잃고 떠돌았던 유대민족에 상상력은 곧 생존의 힘이었다. 유대계 러시아인 솔로몬 셰라셰프스키는 아무 연관도 없는 수백 개의 단어를 한 번만 듣고도 순서대로 기억하는 '무한대 기억력'으로 유명했다. 그의 비결은 자유로운 상상력을 기초로 한 연상 기법. 오감을 최대한 살려 단어를 들으면 색깔과 맛을 떠올렸고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때도 맛을 느낄 줄 알았다고 한다.

# 낯설고 불편한 환경에 자신을 노출하라

편한 환경에 익숙해질수록 두뇌는 게을러진다. 낯선 환경에 노출됐을 때 감각은 더 예민해지고 주의력도 더 높아진다. 집이나 도서관 등 익숙한 곳을 떠나보자. 공원을 산책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자주 떠오르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유대인 종교학교인 예쉬바에서는 '공부하다 따분해지면 일어서라'고 가르친다. 똑같은 내용이지만 선 채로 손짓 발짓을 섞어가며 격렬하게 논쟁하면 더 효과적이다. 몸을 앞뒤로 흔드는 동작도 기억력에 큰 도움이 된다. 혼자 공부하지 말라. 친구와 질문하고 답하는 '대화법'을 권한다. 선문답이어도 좋고 '농담 따먹기'도 상관없다.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한 문제에 대한 흥미도 지속돼 문제 해결을 좀 더 쉽게 해준다.


글=기선민 기자,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 에란 카츠=1965년 이스라엘 출생. 히브리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벨기에 외무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벨기에 브뤼주 유럽대에서 유럽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98년 설립한 '메가마인드 메모리 트레이닝'의 CEO. 기억증진법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모토로라.마이크로소프트.IBM.코카콜라 등 대기업을 상대로 1000여 회가 넘는 활발한 강연과 저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천재가 된 제롬'은 이스라엘에서 2002년 출간 후 20주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으며 7개 국어로 번역됐다.

■ 유대인식 공부 비결은 …

-필기는 흰 종이에 검은색으로 분명하고 또박또박하게 한다. 다닥다닥 붙여 쓰는 것보다 띄엄띄엄 써라. 흰 여백이 글자 하나하나를 연결해줘 이해력을 높여준다. 문장은 한 줄로 길게 여러 줄을 쓰는 것보다, 반으로 나눠 두 단락이 되게 쓰는 것이 기억하는 데 더 유리하다.

-음식과 지능은 밀접한 관계다. 배가 고프거나 지나치게 부를 때 공부하면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공부할 때와 쉴 때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피곤할 때 5시간 공부하는 것보다 맑은 상태에서 2시간 공부하는 게 훨씬 낫다. 공부 리듬이 깨지면 완벽하게 쉬는 시간을 갖는다.

-정수기에 물을 너무 많이 채우면 정수가 되지 않고 옆으로 새어나가거나 밖으로 흘러버린다. 공부도 마찬가지. 계속해서 집중적으로 지식을 집어넣기보다 조금씩 서서히 배우고 익혀 머릿속에 내용이 오래 남게 한다.

-공부할 때는 내용을 큰 소리로 천천히 읽는다. 눈으로만 읽으면 시각만 쓰는 것이지만 소리내어 말하면 청각을 함께 쓰기 때문에 기억력이 배가된다. 읽을 때는 동작을 함께 한다. 동작을 하면 그 주제에 좀 더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출처:'천재가 된 제롬'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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