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 독일 본대학 심리학 박사, 뒤플롱 임상심리학자, 한국성신여자대학교 심리학과 교수(펌)


1. 게슈탈트 치료에서 심리건강과 심리장애의 의미


게슈탈트 치료(Gestalt Therapy)는 V.frankl의 Logotherapy 및 L. Binswanger Daseinstherapy와 함께 실존심리치료의 한 종류로서 개념적 분석이나 인지적 이해가 아니라 현재의 감정과 생리적 상태를 중시한다.


게슈탈트 치료에서 가정하는 유기체의 고유한 경향성은 유기체 욕구를 충족하는 것을 뜻하며 유기체 욕구는 삶의 다양한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 자연스럽게 표출되고 해결된다.  이때 이러한 욕구는 삶의 다양한 상황에 따라서 지배적인 욕구와 그렇지 않은 욕구로 구별되는데 정상적인 사람이 경우는 각 상황마다 지배적인 욕구와 덜 중요한 욕구의 의식적 식별이 명확하게 가능하고 따라서 욕구의 우선 순위에 따라 욕구해소가 가능하지만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이런 식별이 잘 안되고, 그 결과 유기체 욕구의 원활한 해결이 안되어 미해결된 욕구(unfinished business)가 남게 되고 이는 여러 가지 심리적 장애를 가져오고 개체는 그 결과  내적 공허감에 빠지게 된다.


게슈탈트 치료에서 게슈탈트(Gestalt)란 말의 의미는 유기체 욕구의 지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개념이다.  즉 유기체욕구는 항상 어떤 구체적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욕구(figure : 前憬)와 덜 중요한 욕구(Ground : 背憬)로 구분될 수 있는데 중요한 욕구가 덜 중요한 욕구에 대비되어 뚜렷하게 형체적으로 지각될 때 게슈탈트가 잘 지각된다라고 말한다.


미해결된 욕구가 쌓이게 되면 새로운 상황에서의 지각이 장애를 받게되어 개체는 혼동에 빠지게 된다.  그것은 유기체가 미해결된 욕구를 먼저 해소하려는 즉, 게슈탈트를 완결시키려는 경향아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새로이 일어나는 게슈탈트를 잘 지각하지 못하고 미해결된 게슈탈트와 혼동(confounding)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게슈탈트 치료에서는 개체가 자신의 유기체욕구를 매 순간마다 억압하거나 투사하지 않고 잘 인식할 수 있을 때 즉, 게슈탈트를 잘 지각할 수 있을 때 건강하다고 본다.


그래서 게슈탈트 치료란 쉽게 말해 각 개인이 다양한 새로운 상황에서 유기체욕구를 정확히 지각하고 충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때 개체는 단독적인 존재가 아니라 환경과의 상호 작용 속에 교류하는 존재이므로 다른 사람들과 환경에 대하여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신의 유기체적 욕구를 잘 지각하고 해소하는 개체만이 타인과 혹은 환경과 잘 반응할 수 있다.


심리적으로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타인의 가치관을 자신에게 내면화(introject)는 자신의 유기체적 욕구를 억압 (retroflection) 또는 탈감화(desensitization)하여 자신의 유기체적 욕구를 원활히 해소하지 못하고 그 결과 자신의 경계(boundary)가 불명확하고 따라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생한 만남과 접촉(contact)이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개체는 타인 및 환경과 유리되고 소외되어 공상의 세계나 추상적인 개념논리의 세계로 빠져서 비실존적인 삶을 살게 된다.


게슈탈트 치료 입장에서 볼 때 정신건강의 지표는 매 상황마다 우리의 유기체적 욕구에 따라 사는 것(gestalt motivated)이 된다.


즉 개체가 어떤 도덕적 규범이나 철학적 이상(Ideal)에 따라서가 아니라 순수히 자신의 유기체욕구에 따라 살 때 건강하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는 우리의 근본 욕구가 무엇인지 혹은 우리의 억압된 욕구가 무엇인지 분석하고 파헤칠 필요가 없다.  유기체는 스스로 매 상황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이를 우리의 의식표면으로 내보내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또 유기체는 매 상황마다 어떤 욕구를 우선적으로 충족시킬 것인지 고민하지 않는다.  그것은 유기체는 의사결정과 사고과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각 상황에서 더 좋은 것(preference)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모든 개체는 자신의 잠재력을 활성화시켜 나가려는 경향성(actualizing tendency)이 있고 자연상태에서 유기체는 이러한 경향성에 따라 살 수 있다.  그러나 심리적 장애는 이러한 개인의 자연스런 욕구와 사회, 학교, 직장, 가정 등 환경의 요구가 서로 불일치하게 됨에 따라 발생하게 된다.


즉 환경은 개체에게 환경이 제시하는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더 이상 애정을 베풀지 않겠다는 위협을 하는 한편, 사회가 정하는 도덕적 규범이 옳다는 것을 믿도록 세뇌시킨다.  그 결과 개체는 자신의 유기체욕구를 포기하고 사회적 규범을 내면화(introjection)하고 그에 맞추어 살려고 하게 되는데 그 결과 유기체의 고유한 욕구는 외면 당하게 되고 이는 내적 공허감과 실존적 소외감을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심리적 장애라 할 수 있다.


개체는 자신의 고유한 잠재력을 스스로 활성화시켜 나갈 수 있으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self-support) 능력이 있는데, 외적 규범을 내사(introject)하고 이에 따라 의존적으로 살며 자립능력을 상실하고 성장에 장애를 겪게 된다.  그래서 심리장애는 발달장애라고도 볼 수 있으며 심리장애는 개체가 스스로 자립하지 못하고 타인에 의존하거나 혹은 타인을 조작(manipulate) 또는 통제(control)함으로 해서 자신을 지탱하려는 상태라고 하겠다.


심리장애 상태에 있는 개체는 자신에게 스스로 지탱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믿지 못한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다른 사람에게 혹은 외부 대상에 투사해서 자신의 외부에서 힘을 얻으려 한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힘을 모아 외부에 투사해 버렸으므로 자기 자신은 빈 껍질로 지각한다.  그 결과 개체는 자신의 고유한 유기체욕구를 직접적으로 즉시적으로 실존적으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타인의 지지를 통해 해결 하려들고 그리기 위해서 타인의 가치판단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의 개체의 행동기준은 각 상황에서 실존적으로 체험되는 유기체 욕구가 아니라 타인의 가치판단과 사회적, 도덕적 규범이 된다.  개체는 더이상 상황에서의 실존적 자각과 실존적 욕구에 따라서 살지 못하고 추상적인 개념과 타인의 가치기준의 노예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제 나의 행동에 대해 내 스스로 어떻게 보느냐 하는 것보다 나의 행동이 타인의 눈에 어떻게  보이느냐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게 된다.  그 결과 개체는 타인의 지지를 얻기 위해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기 보다 타인에게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행동하려고 한다.


즉 개체는 역할연기를 하게 된다.  사람들은 만날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상대편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역할연기(role playing)만 함으로서 개체는 점차 자신의 유기체적 실존으로부터 멀어져서 가면적인 삶(persona nach K.G.Jung)을 살게되고 그로 인해 실존적 공허(Nichts)가 생기게 된다.


역할연기는 정형화된 행동양식으로서 역할연기를 통해 단지유기체는 특정한 상황에 따른 고정된 행동방식을 연기할 뿐 자신의 진정한 삶을 살지 못한다.  개체의 욕구는 매 상황 매 순간마다 변하며 질적으로 무한히 다양한데 반하여, 사회상황들에서 요구되는 도덕적 규범은 숫적으로 비교적 적으며 질적으로도 단순한 편이다.  따라서 역할연기에 의해 행해지는 행동은 단순하고 기계적이어서 유기체는 이러한 행동에 곧 실증을 느끼게 되며 권태감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개체는 역할연기를 하지 않으므로 해서 받게될 사회적 비난이나 애정박탈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러한 역할연기를 안할 수가 없다.  말하자면 개체는 사회적 인정(approval)을 얻기 위해 역할연기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이다.


역할연기의 노예가 됨으로서 개체는 진정한 삶이 아니라 항상 좋은 인상, 좋은 이미지와 좋은 평가를 얻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역할연기를 준비하고 계획하며 실행하는데 보낸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과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만나는 일이 드물고 자신의 이미지와 개념에 대한 공상과 환상 그리고 역할로 만난다.


이러한 역할연기는 환경을 통제하는데 도움을 준다. 주어진 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한 역할을 연기함으로서 개체는 자신에게 필요한 사회적 지지를 조작하고(manipulate),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역할연기를 수행함으로서 외적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수단을 획득하게 되어 개체는 자신의 내적 잠재력(potential)을 개발할 생각을 하지 않고 외적 환경의 조작을 통해서만 필요한 자원을 조달하고 그 결과 외적인 힘에 더 의존하게 되고, 이를 조달하기 위해 역할연기를 더 많이 하는 악순환이 초래된다.


이렇게 역할연기가 개체의 행동을 지배하게 되는 상태가 성격 장애(personality disorder)라고 볼 수 있다.  개체에 따라 역할연기의 종류는 다양해도 역할연기의 기능적 의미는 마찬가지이다. 즉 역할연기는 개체로 하여금 어떤 주어진 상황에서 외부의 지지를 받지 못할지도 모르는 불안을 없애주고 항상 필요한 자원을 외부로부터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된다.  반면 역할연기를 함으로서 생기는 문제점도 심각하다.  역할연기는 개체의 자립능력을 손상시키고 의존적으로 만든다.


자신을 지탱할 힘을 자신의 내부에서 개발하지 못하고 외부조작(manipulation)을 통해 얻으려하기 때문에 개체는 항상 타인의 눈을 의식하게 된다.  자신에게 필요한 자원이 자신의 내부가 아니라 타인에게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에 그들의 눈에는 타인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타인은 나의 존재를 지탱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소유한 절대적인  존재이므로 나의 행동기준은 그들의 지지를 받아낼 수 있는 역할연기가 되어야한다.


그래서 나의 어떠한 행동에 대한 평가에 있어 내가 그 행동을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타인이 나의 행동을 어떻게 보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역할연기에 굳어진 사람들은 늘 타인의 평가에 대해 전전긍긍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은 또한 자신의 내적 에너지가 고갈되어 늘 불안하고 역할연기를 통해 타인의 지지를 받는 수간 일시적인 행복감에 젖게 되지만 그 순간 이미 타인의 지지를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이게 되므로 끊임없이 역할연기를 통한 환경통제와 조작을 시도하게 된다.


역할연기를 통한 행동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성의 상실이라고 하겠다.  역할연기에 의존하는 사람의 행동은 정형화되어 있어서 특정한 상황에서의 그 사람의 행동은 예측가능하다.  개체가 특정한 상황에서 갖는 유기체욕구는 유일하고 고유하며, 일회적이므로 유기체욕구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특정한 상황에서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으나 역할연기에 따라 사는 사람의 경우는 그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조작하기 위해 학습, 개발하여 사용하는 기법 혹은 연기는 일정하므로 그 기법을 알면 미래의 특정한 상황에 있어서의 그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 


예측가능한 행동은 기계적이고 전형적이며, 개성이 상실된 것이다.  개체는 이제 더이상 자신의 개성에 따른 실존적인 삶을 살지 못하고 역할연기자로 전락하고 만다.  그의 행동은 추상적인 개념과 당위에 의해 지배받게 되며 유기체로부터 소외된다.


이러한 상태에서 개체의 실존적인 유기체욕구는 행동과 괴리되어 점차 개체의 의식으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개체는 자신의 유기체 욕구를 의식하지 못하게 되며 이는 신경증을 초래한다.  따라서 심리장애는 역할연기적인 행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하겠다.


역할연기적 행동의 또 다른 의미는 역할연기를 통해서 추구하는 내용과 관련이 있다.  즉 역할연기의 목적은 미래에 있어서 타인의 지지를 상실할 위험을 방지하는 것인데 이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배제하려는 의미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배제하는 것은 미래를 예측 가능하게 만듦으로서 가능하다.  역할연기를 통해 환경을 조작하고 통제하는 의미가 이러한 미래의 예측가능성과 관련있음은 이미 말한 바와 같다. 


문제는 예측가능한 미래에 있다.  예측가능한 미래는 더이상 미래가 아니다.  미래란 본질상 열려있는 속성을 갖는데 역할연기적 행동은 미래를 예측가능한 것으로 만들려고 시도하여 미래의 본질을 왜곡시키고 있다.  즉 여기서 개체는 역할연기를 통해 열려있는 미래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심리적 장애란 결국 불확실한 미래가 두렵기 때문에 미래를 거부하는 상태라고 하겠다.  미래를 거부하기 때문에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위협을 대비하여 여러가지 준비와 안전장치(sicherung)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한 안전장치의 하나가 역할연기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안전장치에 의해 개체는 자신의 현재 실존적 체험으로부터 소외되었고 따라서 미래의 거부는 현재의 거부 즉, 이때 이자리(here and now)의 실존적 삶의 거부로 이어지게 된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 심리장애의 의미는 비실존적인 삶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건강한 삶이 이때 이자리의 유기체적 삶을 인지하고(aware) 받아들이며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해 열려있는 태도라고 한다면 심리장애 상태는 미래에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구축하고 그 속에 안주함으로서 미래와 현재를 모두 거부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역할연기적 행동이 추구하는 목표와 그로  해 초래되는 영향에 대해 살펴봤는데 이러한 역할연기적 행동이 일어나는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하고 기술할 수 있겠지만 개체가 자신이 의지할 힘의 소재를 어디서 인식하느냐 하는 문제가 아주 중요하다.


앞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건강한 상태에서는 개체는 힘이 자신의 내부에 있음을 인지하고 스스로 자신을 지탱(self-support)할 수 있으나 심리적 장애를 겪고 있는 상태에서는 힘의 소재를 외부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또 지각한다.


후자의 경우는 자신의 힘을 외부에 투사한 상태라 하겠다.  이때 개체는 자신의 긍정적인 힘과 부정적인 힘을 모두 외부에 투사할 수 있다.  그래서 때로는 자신이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힘을 다른 사람에게 혹은 조직이나 제도, 단체 아니면 어떤 신비적인 존재에 투사하기도 하고 또 자신의 파괴적이고 충동적인 힘을 그러한 외부대상에 투사하기도 한다.  그 결과 개체는 외부대상에 대해 부러움을 느끼고 질투하는가 하면 외부대상에 투사된 자신의 받아들이지 못하는 충동에 대해 두려움이나 증오심을 느낀다.


이러한 투사가 발생하는 것은 앞에서 잠깐 언급한 바 개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내적 욕구와 환경적 요구 혹은 사회적 규범이 서로 상치되는 상황에서 개체가 자신의 유기체 욕구를 억압하고 사회적 규범을 내사하고 그에 따라 삶으로서 자신의 유기체를 실현시키지 못하고 힘을 외부에서 찾으려는 태도를 취하기 때문이다.


개체는 외부의 지지를 얻음으로서 자신을 지탱하게 되는데 이때 개체는 외부의 지지를 받는 순간 그 힘이 외부에서 오는 것으로 생각하고 또 지각하지만 사실은 그 외부의 힘은 외부에 투사된 자신의 힘이다. 그러나 개체는 자신에게서 힘을 찾고 실현시키는 기능성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이 힘을 자신의 힘으로 지각하지 못한다.  자신의 힘은 자신에게서 차단되고 격리되어서 외부에 투사되고 외부에서 그 힘을 만나게 되고 이를 객체화시킨다.


게슈탈트 치료이론은 꿈의 의미도 이러한 투사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즉 꿈의 소재들은 모두 우리의 힘이 투사된 투사물이다. 꿈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물론 사물이나 자연물까지도 우리의 내적 힘이 외부로 투사된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힘이 자각되고 통합되지 못하기 때문에 외부로 투사되며 이것이 꿈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투사는 자신의 힘을 자신으로부터 소외시켜 버리므로 개체는 자신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자각하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객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지 못한다.  즉 자신의 힘에 대한 자각이 없기 때문에 항상 자신의 행동결과에 대한 책임을 외부환경에서 찾게 한다.  이러한 현상은 행동결과가 좋은 경우든 나쁜 경우든 마찬가지로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의 힘으로 달성한 성과를 자신의 능력에 의한 것으로 지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억압된 감정의 투사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의 감정으로 지각하지 못하여 자신의 감정과 행위에 대한 책임을 못진다.  자신의 감정과 행위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것은 자신이 자신의 삶의 주체가 못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결국 이러한 사람들은 항상 사회적 역할연기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위를 항상 변호하고 책임을 회피한다.  그들은 외부의 지지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역할연기를 하는데 그들에게 외부의 지지는 살아남기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완벽한 역할연기를 수행하려고 매달리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연기를 하는 사람들이 의지하는 외부적 힘은 허구이므로 그들의 이러한 노력들은 자기부정(Selbstverleugnung)으로 이어진다.


만일 그들이 외부에 투사한 힘이 자신이 힘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받아들인다면 즉 자신들의 힘에 대해  책임진다면 투사는 사라지고 개체는 실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힘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면 힘은 유기체의 잠재력이고 생명력이며 삶 자체라고 하겠다.  이는 구체적으로 매 순간마다 살아 숨쉬며 약동하는 유기체의 활동이라고 볼 수 있으며 우리의 의식에서는 감정으로 체험한다.


이때 힘은 인지작용과 신념체계에 따라서 기쁘고 즐겁게 체험되거나 혹은 슬프고 암울하게 체험되기도 하나 모든 감정의 근원은 생명체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화난 감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을 알 수 있으면 심지어 슬프고 우울한 감정의 배후에도 엄청난 힘이 숨어있음을 게슈탈트에서는 말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힘은 파괴적인 방향으로 향하고 있을 뿐이다.  게슈탈트에서는 창조적인 힘을 물론 파괴적인 힘까지도 자신의 것으로 지각할 것을 요구한다. 그것은 이러한 파괴적인 힘들도 자각될 때 유기체내에서 통합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힘을 우리의 감정으로 지각되고 체험된다.  따라서 우리의 감정을 외부에 투사하지 않고 이때 이자리에서 나의 감정으로 의식하고 체험하며 통합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건강하고 실존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하겠다.


2. 게슈탈트치료의 치료목표
           
게슈탈트치료의 일차적인 목표는 외부로 투사되거나 자신의 내부에서 격리되어 자신의 것으로 자각되고 통합되지 못한 에너지 혹은 감정들을  자각, 의식하고 나아가 이들을 통합하는데 있다.  그것은 이러한 내적에너지를 통합하지 못하는 이를 외부에 투사하거나 억압해 버림으로서 자신의 에너지를 창조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파괴적으로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게슈탈트치료의 이차적인 목표 혹은 최종목표는 개체로 하여금 실존적인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게슈탈트치료에서 추구하는 일차적인 목표는 내적 에너지의 통합은 개체로 하여금 더이상 외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자립할(self-support) 수 있도록 하고 상황에서 기계적으로 정형화된 행동을 하는 대신 실존적으로 깨어있어, 자신의 존재는 물론 타인의 존재와 사물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바로 바라보게 해주어 삶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창조적으로 살 수 있게 해준다. 


그 결과 자신의 내적 자원을 신뢰할 수 있으므로 더이상 외부환경에 의존하려 하지 않고 스스로 정한 방향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이때 개체는 유기체의 순수한 자연적인 욕구에 따라 삶으로서 더이상 자신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자신과 하나가 되어 살게 되며 삶을 긍정하고 감사하며 살 수 있게 된다.


반면에 도덕주의(shouldism :  Perls)와 분석주의(aboutism  : Perls)에 희생된 삶은 자신의 유기체적 욕구와 삶의 실존성을 무시하고 개체로 하여금 끊임없이 도덕적 당위와 환경의 요구에 의해서만 살도록 강요한다.  개체의 실존속으로 들어가서 실존적 의미를 이해하고, 또 실존적 한계와 요구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항상 개체를 대상화시키고(Gegesrandisierung), 개념화시키며 분석하려들어 개체를 상실하고 만다.  이러한 삶은 유기체로 하여금 삶에 만족과 긍정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분노와 자기질책을 초래하고 염세주의와 비관주의로 흐르게 한다.


염세주의와 비관주의는 삶의 모든 국면이 "문제"들로만 보이게 되고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수많은 생각과 계획들이 생산된다.  그러나 문제는 새로운 문제들을 낳을 뿐 근원적인 해결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그러한 문제들의 대부분이 그것들을 "문제"로 보려는 염세주의적, 비관주의적 태도에 의해 발생한 "가짜문제(pseudo-problem)"들이기 때문이다.


실존적 삶에서는 유기체의 자연스런 욕구에 따라 살며 이때 인위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 여러 개의 욕구가 동시에 존재할 때 유기체는 이를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 따라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유기체는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이를 상황에 맡기므로 모든 것이 자연에 의해 조절된다. 때로는 고통을 감수해야할 상황이 발생하지만 유기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를 이겨나갈 힘이 있으므로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없게 된다.


성숙한 개체는 현재의 고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고통을 결국 통합되고 치유되어 그 순간의 고통으로 끝난다.  그래서 개체는 미래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온 에너지를 미래를 계획하고 안전장치를 만드는데 소모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때 이자리의 삶에 충실하고 이때 이자리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통합하는 실존적 자세로 산다.


개체는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서 이를 극복하려는 절망적인 노력을 하거나 혹은 자신에 대해 과도하게 긍정적인 개념을 설정해 놓고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진정한 삶은 "남보다 나은" 자신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이 되는(werden) 것이다.  즉 자신의 진정한 실존적 가능성을 매순간마다 실현시키는 것이다.


비실존적인 삶이 자신은 어떠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개념(a concept what one should be like)에 집착하는데 반해서 실존적인 삶은 자기자신을 실현시키는데 목표를 둔다.  따라서 그들은 어떤 이상이나 도덕적 기준에 자신을 얽매려는 인위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실존적 욕구에 위배되는 삶은 거짓 삶(pseudo-existence)이며 자신을 소외시키고 현실을 떠난 폐쇄적이고 공상적인 삶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삶은 어떤 당위나 추상적인 개념에 의해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고 판단하며, 따라서 살아 숨쉬며 감정을 느끼는 존재(Sein) 보다는 생명없는 개념으로 표백된 이상(Ideal)이나 사회적, 도덕적 기준 혹은 타인의 가치판단을 더 중시한다.  게슈탈트치료는 개체가 이러한 비실존적인 삶으로 빠지는 것을 경고하는 한편, 개체가 자신의 존재의 본연으로 돌아가도록 용기를 북돋아주고 자신에게 자신의 존재를 실현시켜 나가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비현실적인 삶은 허구적인 목표를 설정하고서 끊임없이 개체로 하여금 그 목표에 도달하도록 채찍질하고 항상 도달하지 못한 부분만큼에 대해 질책하는 비관적인 삶이며, 행동의 목표는 미래의 당위에 있으므로 현재는 영원히 부정적인 상태로 지각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태에 있는 개체는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  즉 현재란 고쳐져야 할   그 무엇으로서 과도기적 지위 밖에 얻지 못한다.  미래도 마찬가지로 어떠한 당위가 실현되어야할 이론적인 시점(Zeitpunkt)으로 상정될 뿐 실제로 유기체가 자신을 실현시키는 시간과 장소로서 열려있는 미래는 거부된다.


반면에 실존적인 삶은 미래의 당위가 아니라 현재에 있는 것이 중심이 된다.  현재 살아숨쉬고 움직이는 나와 너, 너와 세계의 실존적 상황에서의 참 만남이 있을 뿐이다.  "어떠 어떠해야 한다(sollen)"가 아니라 "어떠 어떠하게 있다(ist)"가 관심의 대상이다.  내가 가져야할 그 무엇이 아니라 내가 체험하고 있는 그 무엇들이 나의 의식의 내용을 이룬다.  현재는 내가 존재하는 실존적 장이며 미래는 나의 존재가 실현되는 열려있는 가능성이다.  모든 존재는 되어야할 당위에 의해 판단되지 않고 지금 있는(ist) 그 모습대로 받아들여진다.


항상 없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는 비실존적 삶에 반해 실존적인 삶은 있는 것에 대해 눈을 돌린다.  현상학적으로 존재는 "있는 것"이 그 속성인데, 비실존적인 삶은 "없는 것"에 대해 초점을 맞추므로 말미암아 존재를 외면하게 되고 삶을 왜곡하고 소외시킨다.  이러한 삶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일관되어 마침내 삶과 현실을 기피하고 우리의 존재를 병들게 만든다.


반면에 실존적인 삶은 항상 "있음(ist)"에 초점을 맞추어 긍정적인 시각을 키우고 삶과 현실에 적극적이고 참여적인 태도를 갖게 한다.  이때 개체는 자신과 세계에 대해, 그리고 현재와 미래에 대하여 열린 마음을 가지며 삶을 풍성하게 산다.  현재는 감사와 만족으로 체험되고 미래는 기대와 설레임으로 기다려진다.  나의 존재는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에너지로 충만하고, 감사와 설레임으로 기다려진다.  나의 존재는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에너지로 충만하고 감사와 기쁨에 가득하고 타인의 존재는 존재 그 자체가 신비로 느껴지며, 유일하고 고귀한 존재로 나에게 다가와서 참 만남이 이루어진다.


♣  11강 -2 게슈탈트 상담의 이해(2)  ♣


이제 더이상 대상(Gegenstand)으로서의 나와 너 구분이 없어지고 실존적인 존재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우리의 존재는 밝은 빛으로서 세계를 비추어 나가며 존재의 의미를 밝히고 또한 체험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개체는 자신의 존재를 세계 속에서 실현시키고 좁은  의미의 자아를 극복하고, 세계속의 존재(in-der-Welt Sein)로서 자신과 세계에 대해 개방적이고 진취적이며 적극적이고, 자신의 감정과 행위에 대해 책임지는 실존적인 존재가 될 때 건강한 존재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게슈탈트치료의 목표는 실존적인 삶에 있다고 한 바, 내적으로는 개체가 자신의 유기체적 욕구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여, 모든 자신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에너지를 통합하여, 스스로 자립하면서 자신의 모든 잠재적 가능성을 실현시켜 나가고, 외적으로는 타인을 대하여 타인을 나의 투사로가 아니라 타인의 모습 그대로 보고, 사물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나의 채색된 개념이나 투사에 의해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보는 실존적 상황에 열려있는 자세를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3. 게슈탈트치료의 치료적 접근방법


게슈탈트치료의 기본적인 도구는 자각이다.  억압된 상태에 있는 감정들과 혼동된 상태에 있는 감정들 그리고 외부에 투사된 감정들을 자각하여 그러한 감정들을 통합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성장이 가능하다. 퍼얼스는 자각만으로 치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자각의 의미를 매우 강조했다("awareness per se-by and  of itself-can be curative"). 


그래서 게슈탈트치료는 치료자는 내담자들에게 장(場)에서 현재 체험되는 감정 혹은 느낌을 지각하도록 늘 주의를 환기시킨다.  이때 추상적인 개념을 사용하여 토론하거나 문제를 분석하려는 태도를 지양하고, 현재 체험되는 자신의 감정을 파악하고 의식하는 것을 강조한다. 우리의 유기체적 욕구는 게슈탈트를 형성하여 감정의 형태로 우리의 의식으로 떠오르는데 가장 화급한 욕구가 전경(figure)으로 떠오르고 다른 욕구들은 배경(Ground)으로 밀려난다. 그 욕구가 해소되고 나면 다른 욕구가 다시 전경으로 나타나 해소되는 과정이 되풀이 되는데 이러한 과정은 유기체의 자기조정 능력에 의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그런데 이미 설명한 것처럼 심리장애 상태에서는 자기조작(self-manipulation)과 환경통제(environmemt-control)가 일어나게 되고 그 결과 유기체의 조정을 통한 자연스런 욕구해소가 불가능하게 된다.


따라서 치료는 자기조작과 환경통제적 노력을 좌절시키는 한편 유기체의 자기조정을 통한 자연스런 욕구해소를 가능하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유기체가 게슈탈트 형성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게슈탈트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은 전경과 배경이 뚜렷이 구분된다는 뜻으로 매 상황에서의 유기체 욕구를 뚜렷이 자각한다(aware : gestalt werden)는 의미와 같다.


치료상황에서 내담자들은 현재 체험한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는 연습을 하는데 이러한 경험은 처음엔 매우 어색하다.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생각하고 계획하고 계산하는 일 등으로 보내지,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는 일에는 아주 적은 시간을 할애함으로서 또 그것도 자신의 것으로 통합되지 않은 감정들을 대할 때는 쉽게 회피해 버리므로 자신의 내적감정을 대면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담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의 생각이나 의견들을 내놓아 토론을 벌여 시간을 보내려는 시도를 한다.  치료자는 이러한 시도의 의미를 빨리 파악하여 이를 좌절시키고 생각이나 의견 형태로 포장되어 있는 배후의 감정들을 찾아내 내담자가 이를 자각하도록 도와준다.  물론 이때 치료자가 성급히 어떤 해석을 시도하거나 미리 어떤 결론을 준비하여 내담자로 하여금 받아들이도록 강요해서는 안된다.  치료자는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찾아내 자각하도록 도와주는 역할만 해야한다.  그것은 내담자가 스스로 찾아냈을 때 진정한 자각이 되고 나아가서 통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게슈탈트치료는 내담자의 이러한 감정 자각을 돕기 위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치료적 기법들을 사용한다.  그러나 기법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게슈탈트치료 기법들의 공통된  방향은 내담자로 하여금 여러 가지의 실존적 상황에 처하여 적극적으로 자신의 감정들을 도로 찾는 노력을 하도록 북돋아주며 격려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때 치료자는 내담자를 유일하고 독특한 존재로 조건없이 받아들이며 무비판적인 자세를 취하고 또한 그의 성장을 진심으로 기뻐하는 아가페적 사랑으로 대해야 한다.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는 단지 발달과정에서 성장이 장애받은 상태일 뿐, 병적인 비정상 상태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4. 게슈탈트치료의 치료기법


    1) 현재감정의 자각
      
게슈탈트치료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체험하는 감정을 자각하는 것이다. 치료자는 내담자의 생각이나 주장 혹은 질문들의 배후에 있는 감정을 찾아내어 내담자가 이를 자각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어떠한 생각이나 판단이 옳은지 틀린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상황에서 체험되는 감정들을 명확히 자각할 수 있는지 여부가 치료자의 관심이다.  현재 감정의 자각은 앞으로 소개되는 모든 다른 기법에서 항상 공통적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즉 이는 모든 다른 기법들의 기본이 되며 마지막 목표이기도 하다.


    2) 신체자각
      
게슈탈트치료는 정신작용과 신체작용이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내담자가 현대 상황에서 느끼는 신체감각에 대해 자각하도록 자주 환기시킨다.  이 때 특히 에너지가 집중되는 신체부분에 대한 자각을 중시한다.  이러한 에너지가 대체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 있는 감정들과 연관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에너지는 흔히 근육의 긴장으로 나타나거나 심하면 통증으로 체험된다.  내담자는 이와 같은 에너지를 자각함으로서 통합되지 않은 자신의 부분과 접촉하게 되고 그 결과 이러한 에너지를 자신의 유기체로 동화하게 된다.


    3) 환경자각
      
내담자의 감정자각을 명확히 하기 위해 주위환경에서 체험하는 것을 자각하도록 시킨다.   가령 자연의 경치, 주위 사물의 모습, 맛, 냄새, 소리, 촉감, 상대편의 동작과 모습 등 지각되는 모든 내용들에 대한 자각을 자각을 함으로서 자신과 환경에 대한 분명한 변별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와 감정에 대한 자각이 더 명확해진다.


즉 자신의 감정에 대한 형태를 더 명확히 인식할 수 있고 그 결과 환경과의 생생한 접촉과 만남이 가능해진다.  심리장애 상태는 환경과 접촉이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고 그 경로가  환경과 자신의 감정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유기체는 혼동된 상태(Konfluenz)에 있고 따라서 유기체 욕구의 원활한 해소가 되지 않는다.


    4) 언어자각


내담자가 사용하는 언어를 수정시켜 자신의 감정들을 도로 찾아 자각, 통합하도록 도와주는 방법인데 가령 '우리', '당신', '그것' 등등 대명사를 사용하는 대신 '나는'이란 말을 쓰도록 요구하며 "…하여야 할 것이다", "…해서는 안될 것이다",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등 객관적인 사실을 설명하는 말투를 "…하고 싶다", "…하겠다", "…하기 싫다" 등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언어로 바꾸어 쓰도록 시킨다.


이렇게 내담자가 쓰는 말을 고쳐주어 자신의 감정을 되찾고 그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자신의 감정에 대한 책임을 질때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


    5) 과장하기


내담자가 어떤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체험하되 아직 그 정도와 깊이가 미약하여 그 감정을 명확히 자각하지 못하고 있을 때 감정자각을 돕기 위해 치료자는 내담자의 어떤 행동이나 언어를 과장하여 표현하도록 시킨다.  가령 어떤 신체동작이 내담자가 그 상황에서 갖고 있는 감정과 관련 있다고 판단되면 치료자는 내담자의 그 신체동작을 과장해서 표현하도록 시킨다.  그리고나서 체험되는 감정을 물어 내담자가 자신의 그 상황에서의 감정을 명확히 자각하도록 도와준다.


이 기법은 우리 신체언어를 이해하게 해주며 이를 의식화해준다.  즉 우리의 무의식적인 신체동작을 되풀이시키거나 과장해서 시킴으로서 그러한 동작의미를 자각하게 해준다.  때로는 이러한 동작을 춤으로 표현하게 해서 좀 더 상징적인 의미를 잘 알 수 있다.  내담자의 언어행동에 대해서도 같은 기법을 적용시킬 수 있다.  가령 내담자가 무심코 한 말을 되풀이해서 말하게 하거나 큰 소리로 말하게 하여 그러한 말 속에 담긴 의미를 자각하게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연습으로서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자세가 된다.


    6) 빈 의자 기법
      
이는 싸이코 드라마기법에서 따온 기법으로 내담자가 바로 체험하지 못하는 감정을 자각하는데 도움을 준다.  내담자가 감정적 관계를 갖고 있는 대상이 빈 의자에 앉아있다고 상상하게 하고 내담자로 하여금 그 인물과 대화를 나누도록 시키고 그 상황에서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역할을 바꾸어가며 대화를 시켜 상대편의 감정에 대한 자각과 이해도 함께 생기는 장점이 있다.  이 기법은 외부로 투사된 자신의 감정을 도로 찾아 자각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7) 자아부분들의 대화
      
내담자의 성격이 내사된 부분들로 나누어져 서로 통합되지 못하고 있을 때 내담자 자아의 여러 부분들로 하여금 서로 대화하도록 시켜서 내담자가 자신이 내면에 있는 서로 다른 부분들과 통합되지 않은 감정들을 자각하고 통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때 내사된   내용들은 성장과정에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사회적, 도덕적 요구들인 바, 자신의 다른 부분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러한 내사된 부분들에 대한 자각과 더불어 자신의 존재와의 변별이 가능하고 이제 행동에 있어 내면화된 규범과 사회적 요구에 대한 기계적이고 무조건적인 종속 대신에 현실과 자신의 욕구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8) 상전과 하인
      
우리의 무의식적 행동을 지배하는 두가지 부분의 대화가 있는데 퍼얼스는 이를 각각 상전(top dog)과 하인(under dog)이라고 명명했다.  상전은 프로이드의 초자아(Uberich)개념에  해당하는 권위적이고 명령적이며 도덕적이다.  항상 "shouldism"을 표방하고 명령과 요구사항으로 개체를 조작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하인은 아무 힘도 없지만 상전과의 싸움에서 만만치않은 전략을 구사한다.  그는 변명과 사과를 잘하는가 하면 억지부리기, 보채기, 회피하기, 아양떨기 등을 무기로 상전을 괴롭히고 곧잘 상전을 궁지로 몬다.  하인이 추구하는 목표도 상전과의 싸움을 통하여 환경을 통제하려는데 있으므로 궁극적으로 상전과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마치 부모와 아이가 서로 다른 수단으로 서로를 통제하려는 것과 같다고 하겠다.


우리의 성격은 이렇게 상전과 하인으로 양분되어 싸워 환경을 통제하려고 여기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낭비한다.  이러한 상태를 퍼얼스는 자기 고문게임(self-torture-game)이라고  불렀다.  상전은 완벽주의를 추구하며 달성할 수 없는 이상을 요구한다.  상전이 사랑하는 것은 삶이 아니다.  그가 사랑하는 것은 자신의 이상이다.  하인이 자산의 이상을 달성하지 못하면 나무라지만 그 이상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자신도 모른다.  이상의 본질은 그것이  달성 불가능하며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단지 통제의 좋은 수단일 뿐이다.


즉 상전은 이를 이용하여 하인을 징계하고 처벌하는 수단으로만 사용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이상을 가짐으로서 신경증적인 자기 고문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게임은 "자기향상(self-improvement)"이라는 가면을 쓰지만 자기학대의 끊임없는 게임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전의 욕구를 충족시키려면 마침내 신경파탄에 이를 수 밖에 없다.  이것이 하인의 전략이다.  행동은 이와같은 상전과 하인의 싸움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들의 싸움을 의식적으로 중재할 수 없다.  게슈탈트치료는 내담자에게 이러한 상전과 하인의 내면적 대화를 의식화시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9) 과거와 미래의 대화


과거의 사건이나 미래에 예기되는 위협적인 사건을 마치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경험인 것처럼 상상하면서 이때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한다.  과거 경험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과거상황에서 게슈탈트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과거상황에서 유기체욕구를 원활히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게슈탈트가 억압되어서 그 해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과거에 완성시키지 못한 게슈탈트를 현재 상황에서 직면하여 자각함으로서 게슈탈트를 마무리지을 수 있다.  한편 미래에 예기되는 사건에 대한 불안은 내담자가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혹은 유지해야 하는 어떤 기대목표 상태(Sollwert)와 예기되는 실제상태(Istwert) 사이의 차이(Abstand)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나 미래에 예기되는 사건을 현재상황에 일어나는 것으로 상상하며 이때 이자리에서 체험함으로서 이러한 허구적인 차이는 소멸된다.  즉 Sollwert와 Istwert의 문제는 미래에 "예기되는" 상태에 대한 상상에 의해서 발생하는 문제이지 실재하는 문제는 아니다.  "미래의 사건"이란 말 자체가 비실존적인 문제라 할 수 있겠다.  실존적인 의미에서 볼 때 미래는 현재의 연속선 위에 있는 현재의 연장일 뿐이다.
게슈탈트치료에서는 항상 "현재상태(ist-wert)의 문제로 인식된다.  게슈탈트치료에서 내담자로 하여금 이러한 미래에 예기되는 문제를 현재의 문제로 체험하고 각성하게 하여 내담자는 때로는 고통과 슬픔을 체험하지만 그러한 아픔은 궁극적으로 유기체가 극복하고 동화할 수 있다.  여기서 게슈탈트치료는 비현실적인 불안과 공포의 문제를 실존적인 아픔과 고통의 문제로 자각하게 만들고 그에 대한 대처방식에 있어서도 회피와 억압 그리고 투사 대신에 직면, 자각, 통합 그리고 성장의 방향으로 이끌어준다.


    10) 안전기술
      
내담자가 과거에 정서적으로 충격을 받은 경험을 떠올리면서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하면서 표현한다.  그리고나서 내담자는 다시 현재 장(場)으로 돌아와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하고 이를 표현한다.  이때 현재 체험되는 감정과 조금 전의 감정의 질적 차이를 느껴본다.  잠시후 다시 과거의 충격적 경험으로 돌아가서 이때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하고 표현한다.  그러나 다시 현재의 장으로 돌아와서 체험되는 감정을 자각하고 표현하며 조금 전 상태와 비교해 본다.  이런 작업을 되풀이하여 과거경험을 현재에 통합할 수 있게 된다.  이때 치료자는  내담자의 현재자각을 돕기 위해 내담자로 하여금 치료자 혹은 다른 집단 성원들과 시각적  혹은 신체적 접촉을 하도록 배려해준다.
     
    11) 꿈작업
      
게슈탈트치료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기법가운데 하나가 꿈작업(dream-work)이다.  개체가 자신의 에너지와 감정을 외부로 투사한 것이 꿈에서 가장 잘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즉 꿈속에서 우리의 투사된 자아의 부분들을 볼 수 있는데 이들을 다시 통합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수많은 게슈탈트들을 남과 외부환경에 투사하여 보고 실제현실을 보지못한다.  투사를 걷고 우리의 감각과 운동으로 현실과 만날 때 이때 이자리에서 현시로가   만나며 진정한 실존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정신병이나 신경증은 현실감각이 상실되고 허구의 세계(mind-fucking)에 갇혀있게 된다. 여기에서 우리의 에너지는 삶에로 향하지 못하고 중간의 산물들 즉 공상이나 상상, 계산,  그리고 계획 등에 바쳐지고 희생된다.  우리의 삶은 상상 대신에 현실에 기초된 관찰(observation)이 되어야 한다.


게슈탈트치료는 꿈작업을 통해 우리가 버리고 격리시킨 자신들의 부분들을 다시 직면하고 동화시키고 통합하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투사된 자아의 부분들을 다시 통합하기 위해서는 투사된 사람, 사물 등과 동일시하는 연습을 통해서 이들과 접촉해야 한다.  이때 타인의 행동이나 사물들의 모습, 상태 등과 동일시하여 그 입장으로 투영하는 연습을 하는데 이를 변형(transform)이라 한다.


변형을 통해서 타인이나 사물들에 투사된 우리의 에너지를 도로 찾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것은 이러한 타인이나 사물에 투사된 우리의 에너지와 동일시함으로서 그 에너지와 접촉이 이루어지고, 접촉을 통해서 유기체의 조정능력이 발동되기 때문이다.  정신분석은 꿈을   분석하고 쪼개며, 연상법을 사용하여 꿈의 무의식적 의미를 해석하지만 퍼얼스는 이러한 작업은 지적인 게임에 불과하며 이러한 작업이 유기체의 현실과 만나는 것을 방해함으로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꿈을 연상하거나 분석하고 해석하지 말고 꿈과 직접 만나고 접촉할 것을 권한다. 즉 꿈이 마치 현재에 일어나는 것처럼 상상하면서 직면하고, 또 꿈에 대해서(about) 예기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꿈이 되어보아야(become)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행동을 통해서 꿈의 부분들이 되어 봄으로서 투사한 자신의 부분들을 다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한편 오래된 과거의 꿈이든 최근에 꾼 꿈이든 모두 현재에 의미가 있는 내용들이다.  현재적 의미가 없는 내용은 꿈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기억되는 오래된 꿈일수록 그리고 되풀이되어 나타나는 꿈일수록 현재적 의미가 더 많은 중요한 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꿈작업은 이러한 의미있는 꿈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꿈작업은 사소한 내용들까지도 모두 하나씩 차례로 다루어야한다.  이때 생각은 금물이다. 순순히 감정적으로 변형(transform)되어 보는 것이다.  꿈속의 부분들은 모두 합하여 전체를 이룬다.  꿈의 다른 부분들을 서로 만나 싸우고 대화하게끔 하는 기법을 "각본을 쓴다(write a script)"라고 하는데 이는 자기 고문게임과 비슷하게 나타난다.  서로 싸우는 동안에 상호이해가 생기고 서로의 차이점을 자각하게 되고 인정하며 통합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내전이 끝나면 바깥 세상과 만날 준비가 된다.


심리적 장애는 개체의 인경에 구멍이 나있는 상태와 같은데 여기에 뚫려있는 부분들이 꿈속에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꿈작업은 마치 비실존에 대한 공격과 같다.  그러므로 꿈작업은 처음에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저항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래서 내담자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모두 그 의미가 명백히 중요하게 자각되는 꿈의 부분을 회피하거나 무시하려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꿈작업은 내담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12) 책임지기
      
내담자가 하는 모든 말 끝에다가 "…그리고 그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말을 덧붙이게 시켜서 내담자가 갖는 모든 지각과 감정, 사고, 환상, 신체적 동작들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돕는 게임이다.  예를 들면 "나는 내 다리가  움직이는 것을 지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내 책임이다.", "내 목소리가 매우 작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그 책임은 내가 진다.", "나는  이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책임은 내가 진다." 등과 같이 말하게 시킨다.


이 게임의 의미는 내담자가 자신의 모든 행동에 책임을 자각하도록 돕는 것인데, 신경증이나 정신증의 주요기제가 회피이므로 이를 차단시키는 한편, 내담자로 하여금 이때 이자리에 깨어있어 자신의 모든 의식적 무의식적 사고와 감정 그리고 신체동작에까지 주체적으로 작용하는 존재임을 일깨워준다.  책임을 집으로서 회피를 못하게 하고 직면하게 만든다.  이를 통해 투사와 무의식적 동기를 자신의 것으로 통합할 수 있게 된다.  이 게임은 처음엔 어색하게 느껴지나 대부분의 내담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의미심장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13) 거꾸로 하기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의 표면적인 일상행동과 반대되는 행동을 시켜서 자신의 무의식적인 개발되지 않은 성격의 측면들과 접촉을 하게 한다.  예를 들어 소심하고 위축된 사람의 경우 일부러 과장되고 전시적인 행동을 해보라고 시킨다.


혹은 타인의 비판에 과민한 사람에게 타인의 비판을 주의깊게 듣게 하고, 매우 협조적이고 고분고분한 사람에게는 반대로 매우 심술궂고 비협조적인 행동을 연기해보라고 시킨다.  또 매우 냉정하고 쌀쌀한 사람에게는 매우 유혹적이고 따뜻한 행동을 연기시켜서 자신이 회피하고 있는 자신의 다른 면과 만나게 해준다.


    14) 이자리에 머물러있기
      
심리적 장애를 가진 내담자들은 종종 자신이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때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현재감정을 직면하고 거기에 머물러 있도록 시킨다.  이 기법은 내담자가 자신의 미해결된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여 소화시키도록 돕는 기법이다.  가령 공허감이나 좌절감, 불안감, 실망감, 혼동감 등이 나타날 때 "지금 그 상태에 한번 계속 머물러 보세요!"라고 말한다.  이러한 순간은 내담자에게 항상 극적이고 긴장된 순간이다.  내담자들은 오랫동안 이러한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는데 익숙해 있는데, 이러한 연습은 처음에 상당한 불안을 가져다 준다.


한편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이때 이자리에서 느끼는 불편한 감정에 머물러있도록 요구하는 동시에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내용과 상태를 설명하도록 한다.  즉 현재 느끼는 신체감각, 지각, 환상, 기대 등을 말하게 하며 동시에 자신이 어떻게 거기에 신체적으로 혹은 의식적으로 관여하는지 자각하고 말로 표현하게 만든다.  이 기법을 통하여 해결되지 않은 감정과 욕구들을 통합하게 된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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