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발성과 창조성

사이코드라마(psychodrama)을 처음으로 만들어서 실시했던 사람은 쟈콥 모레노라고 하는 유대인계 스위스 정신과의사였다. 모레노는 1900년대 초 스위스의 비엔나에서 학교를 다녔고, 그가 매우 관심있어 했던 분야는 인간과 우주와의 관계였으며, 인간은 우주적인 존재이고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Creativity(창조성)와 Spontaneity(자발성)를 계속해서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보았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매우 자발적으로 주위 환경에 반응하며 새로운 상황에 적절하게 반응하고, 기존 상황에는 새롭게 창조적인 방법으로 대처해 나가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살아가면서 이러한 창조성과 자발성을 억압당하거나 또는 스스로 동결시켜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고, 우리 삶의 주인으로보다는 노예로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으며, 자유로워지고 싶은 욕구는 있으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 채 기존의 규율과 틀에서 버둥거리기도 한다. 아이들을 보면, 그들이 꾸밀 줄을 모르고 그대로 자기자신을 표현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우주의 중심체가 되어 움직이고 있는 것을 본다. 그런데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언어가 발달하고 사회의 규율을 자신의 규율로 동화하면서 우주의 중심체로서의 자발성과 창조성은 점차 사라지고 타성에 젖어 하루하루를 로보트처럼 생활한다. 이러한 생활패턴을 벗어나려는 생각은 오히려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인간관계도 기계화되어 주어진 역할에만 충실하고 그이상의 관계는 거부한다. 왜냐면 그 이상의 관계는 불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창조성에 의해 개발되고 발명된 기계문명과 과학기술은 이제 우리의 창조성을 막아 놓고 있으며 질식시키고 있다고 모레노는 말한다. 그 속에서 인간은 강박증과 같은 증세를 보이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소외되기도 한다. 모레노는, 사이코드라마는 인간의 창조성과 자발성을 재훈련하고 개발하는 장이라고 보며, 기존의 어떤 방법보다도 힘이 있는 기법이라고 소개한다.
모레노의 우주철학(Cosmic philosophy)에서 중요한 두가지 개념인, 창조성과 자발성에 대해, 모레노는 창조성 없이 우주가 존재할 수 없으며, 우주를 미래로 가게 하는 데에, 즉 우주가 생존하는 데에 필수조건이라고 하였고, 자발성은 “here and now”에서 창조성의 촉매가 되며, 자발성을 정의하자면, “adequate response to new situation,” 또는 “new response to old situation”이라고 하였다. 자발성 중 병리적인 자발성이 있을 수 있으며, “adequate”하지는 않으나, 병리적인 자발성이라고 해서 창조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베토벤이 한 예가 될 수 있겠다.

모레노는 사이코드라마를 정의하면서, “method to explore the truth,... further train creativity”라고 하였고, 자발성이 커질수록 더욱 창조적이 된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창조성이 우주의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모레노는 Surplus Reality(잉여현실)라고 하는 용어를 사용하여 사이코드라마를 설명하고 있는데, 모레노는 아이들과, 정신질환자들이 보여주는 창조성(creativity)에 매혹되어 그들이 자신의 환상(fantasy)을 매우 능동적으로 행위를 통해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보았으며, 그들이 보여주는 환상은 현실과 직관을 넘어서는 영역으로까지 도달함을 알았다. 유물론자 마르크스는 잉여가치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 노동자가 받는 대가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자본가가 취하고 있으므로 노동자의 수고에서 나온 잉여가치는 노동자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처럼, 모레노는 아이들과 정신질환자들이 생산해 내는 환상현실을 잉여현실이라고 부르며, 이 잉여현실은 이들의 정신으로부터 발산되어 바깥 어딘가에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따라서 모레노는 이러한 잉여현실을 보다 구체화하여 주인이 되는 주인공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잉여현실의 존재를 수용하고 존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으며, 모레노는 그들이 잉여현실 안에서 서로 나눔을 가질 수 있도록 살려내는 것이 자신의 과업이라고 보았다. 잉여현실의 의미와 목적이 존재하는 주인공의 중심으로 돌려주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환자와 함께 이 잉여현실 안에서 살지 않으면 그의 정신세계를 온전히 만날 수 없음을 알았다. 잉여가치처럼, 잉여현실 또한 이것을 생산해 낸 사람들과 공동으로 나누어지게 되어 있는데, 이유는 그들의 소유이자, 나누어질 때에만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모레노에 의하면, 언어 또는 말을 사용하여 인간의 마음과 정신세계를 알려고 한다면 한계가 있으며, 언어의 발달이 시작되기 이전에, 즉 두, 세살이 되기 전에 오히려 사람은 자발적이었고 창조적인 자기 표현을 하고 있음을 관찰하였다. 언어가 우리의 마음을 전달하는 데에 장애가 되기도 함을 우리 모두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사이코드라마에서는 언어뿐만 아니라, 행동하고, 춤추고, 노래하고, 동작을 하고, 제의식을 하기도 함으로써 이런 훈련을 한다.
또한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한계를 초월하여, 사이코드라마를 하고 있는 공간이 바로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여기 그리고 지금(here and now)” 일어나고 있는 현장이 된다. 우리는 이곳에서 꿈을 꿀 수도 있고, 환상을 할 수도 있으며, 내가 바라는 세계나, 또는 죽음 후의 세계를 펼쳐 볼 수도 있다. 사이코드라마는 나 자신의 세계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세계가 되기도 하며, “나와 너”가 참으로 만나는 현장이 된다. 현실에서는 힘드는 인간관계들이 사이코드라마를 통해 내가 원하는 인간관계로 성장시킬 수도 있다. 부모와의 만남이 진실한 인간 대 인간의 만남으로 이루어지기도 하고, 이웃과의 만남이, 원수와의 만남이, 신과의 만남이, 형제와의 만남이, 친구, 선생님, 사회적 권위, 명예, 실패, 운명과의 만남도 이루어진다. 이러한 만남(encounter)에 대한 모레노의 생각은 부버의 “I and Thou”에 영향을 주었으며, 집단심리치료(group psychotherapy), 실존주의에도 기본 사상이 되어 주었다. 사실 모레노는 therapy를 프로이드의 카우치(couch)로부터 무대(stage)로 옮겼으며, 프로이드의 ego에의 관심으로부터 interrelationship에의 관심으로 전환하는 새로운 비젼을 가져다주었다. 사이코드라마에서의 만남은 인간관계에 대한 연구이자 각 개인에 대한 탐구이고, 집단과 개인을 치료하는 심리치료의 한 형태로서, 인간성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민주적인 특징이 있게 하였다. 모레노는 사이코드라마에서 “행위, action”을 방법으로 정신증세, 비행, 심리적, 신체적 문제들을 다루었다.


2. 역할과 사이코드라마

1) 역할 (Role) 의 어원: 처음 라틴어 (Routla)에서 유래된 말이며, 이 말은 양피지를 감을 수 있는 작은 바퀴, 둥근 통나무의 의미를 지녔다. 이후 그리스 로마시대에 Rolls 위에 연극 대사를 써서 읽는 것으로 발전하였고, 17 -18세기에는 일종의 대본을 의미하는 Roles 라고 하는 종이 묶음을 무대 위에서 사용하였다. 이후부터 Role은 각 장면의 부분을 의미하는 것이 되었고, 이로서 역할 (Role)은 드라마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2) 역할의 특징: 먼저, 역할은 자기 (self)로부터 나오며, 행동의 기능적 단위를 이룬다. 그것은 태어날 대부터 세상을 향해 열려 있으며 성장함에 따라서 확장, 변화, 단념, 철회, 상실, 감소, 수정, 재정의 된다. 그것은 또한 학습과 교정, 훈련에 의해 가능하다.
둘째, 역할은 다른 역할과의 관계 속에 존재한다. 어떤 역할도 상호관계적 역할 (reciprocal role)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모든 관계는 역할로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역할은 알게 모르게 사회적 계약 하에 놓여 있다.
셋째, 대부분의 역할이 충분히 구체적으로 기능, 실현화 (actualizing)되지 못한 상태에서 변화 과정을 (생성과 소멸) 겪는다. 모든 역할은 그 밑에 부수적인 하부 구조의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하부 역할 사이에 역동적인 충돌, 변화, 갈등을 겪는다.
넷째, 다양한 기준에 따라 역할은 정신내적/정신외적 역할, 중심적/주변적 역할, 상승/하강 역할, 과거/현재/미래 역할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할을 역할수행 양상에 따라 나누면, 다음의 네 가지로 구별된다.
(1) 역할 살기 (role living) - 어느 누구도 역할의 존재로부터 빠져나갈 수 없다는 의미에서의 역할 삶을 말한다
(2) 역할 맡기 (role taking) - 이미 끝난, 어떤 변형도 허용되지 않는 역할 수행을 말한다
(3) 역할 놀이 (role playing) - 어느 정도의 자유가 허용되는, 융통성 있는 역할 수행이며, 어린이에게서 이것은 자아 발달의 기본적인 힘이 된다고 한다
(4) 역할 창조 (role creating) - 최고의 자발성으로 자유롭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3) 역할론: 처음 역할론에 대해 언급한 사람은 모레노 (Moreno)이다. 그는 사회심리학적 역할 이론의 기초를 세움으로써 “역할이론, 개념은 일상생활, 집단 작업, 치료적 상황에서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1) 역할론의 특징(장점) - 역할론은 인간 경험의 모든 차원을 다룬다는 점에서 총체적인 접근방식이다. 다양한 면을 지닌 인간의 존재 의식을 일깨우고, 정신치료 및 심리학의 절충주의의 기초가 될 수 있다. 또한 그것은 추상적인 것과 구체적인 것, 일상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 개인심리적인 것과 인간 관계의 역동적인 것들 사이에서 균형을 취해줄 수 있는 이론이다. 역할론은 보다 실천적, 표현적, 행위적 의미가 담겨 있다.
역할 개념은 우리가 역할을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 의식적으로 창조적일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역할론에서는 역할 검토, 역할 분석, 상호작용 방식, 재평가 및 재정의, 수정 및 재시도, 역할 훈련 등 보다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2) 역할론의 주요개념들
역할 거리 (role distance), 역할 역동 (role dynamics)
역할 맡기 (role taking), 역할 집합 (role clusters), 역할 피로 (role fatigue)
역할 놀이 (role playing) - 다양한 목적을 위해 자신 및 자신과 다른 타인 혹은 타 대상의 역할을 맡아 행위하는 작업이다.
역할 훈련 (role training) - 역할 진단을 통해서 자기를 인식, 평가하고 전체를 조직화하는 능력을 발달시킨다. 원하는 기능을 묘사하고 이에 합당한 상황을 행위화하여 역할의 특정한 기능을 훈련하는 데에 초점이 있다.

4) 행위론
행위 (act)는 처음 인도유럽어의 어간 Ag (to drive)에서 시작되어, Agere (to do), 그리고 Act로 발전하였다.
행위화 (acting out)는 내면으로부터 나오는 행위 (acting from within)라고도 말하며, 개체가 표출하는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행위 (act)가 전반적인 인간 활동을 지칭하는 용어라면 행위화 (acting out)는 보다 자연스러운, 자발적인, 창조적인 행위를 지향하는 하나의 행위 양식이고, 고무되고 촉진되어야 할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행위론에서의 주요개념: 행위 갈증 (act hunger), 행위 완료 (act completion), 행위 통찰 (act insight)


3. 사이코드라마의 목표

목표는 정화, 통찰, 그리고 역할 훈련이다.
1) 정화 : 정화는 모레노가 고대 희랍의 연극으로부터 빌려온 용어이다. 관객이 그리스의 비극에서 위대한 사람의 몰락을 바라볼 때 그들이 느끼는 공포와 연민 정서의 해소를 명명하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사이코드라마에서는 연극에서와는 다르게, 이러한 정서의 해소가 관객 뿐만 아니라 실연자들에게도 일어난다고 하였다. 정화는 참가가들이 그들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숨겼던 감정을 인식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 억눌린 정서를 배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이러한 배출은 즉각적인 위안을 주고, 가치를 갖게 한다. 감정이 표현되지 않은 채 남아 있을 때, 사람은 때로 특수한 상황을 다루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억눌린 감정들이 문제의 완전한 이해와, 이와 관련한 자발성에 장애로서 작용하는 것과 같이, 정화를 통해서 자신의 정서를 충분히 표현할 때, 그 장애는 제거된다. 즉, 다양한 대안적 방식으로 어려운 상황을 조망해볼 수 있는 출발점을 제공해준다.
2) 통찰 : 우리는 전에 알지 못했던 것의 참된 모습을 인식할 때 통찰을 경험한다. 통찰은 “아하!” 라고 하는 경험이다. 통찰은 가치는 새롭고 다른 방식으로 특수한 문제를 보게 하는 것이다. 갑자기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해의 도약이라고 본다. 사이코드라마에서, 통찰은 행위를 하면서 일어난다. 실연하는 사람은 역할 관계의 표현을 통해서 인식의 충격을 경험하며, 행위 통찰은 운동감각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다.

3) 역할 훈련 : 모레노는 현장 학습과 관련된 감정적인 문제들과 정서적 구속을 인식하였고, 사람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새로운 역할과 상황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역할훈련을 주장하였다. 역할 훈련은 행동 연습이다. 역할 훈련에서, 우리는 새로운 역할을 시험해보거나, 우리가 생활 속에서 이미 하고 있는 역할을 더 나은 방식으로 실험할 수 있다.


4. 사이코드라마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사이코드라마에서는 행동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러자면 공간이 필요하고, 또 나의 동작을 도와줄 동료들이 필요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나의 조력자(도와주는 사람)가 될 수도 있고, 또는 내가 아는 사람들이 사이코드라마에 함께 참여하여 나를 도와줄 수도 있다. 사이코드라마에 참여하는 인원의 제한은 없으나, 20명 이상이 되는 것이 보통이다.
전형적인 사이코드라마는 다섯 가지 구성요소로 이루어진다.
1) 무대(the stage): 주인공이 자신의 세계를 탐색할 수 있기에 충분한 정도의 공간
2) 주인공(the protagonist): 자발적으로 자기자신과 자기세계 안의 사람들과 상황들 간의 개인적인 관계를 행위화하고자 원하는 사람
3) 보조자(the auxiliary egos): 또는 사이코드라마에 참여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로서, 주인공과 연출지도자가 만드는 주인공의 세계 안에 존재하는 사람의 역할을 맡는 사람 (4) 디렉터(the director): 연출지도자로서 주인공의 경험을 따라 장면을 만들고, 또 주인공이 옛 패턴을 깰 수 있도록 새롭게 장면을 만들어 가는 사람
4) 관객(the audience): 주인공의 행위에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나누고 반영하도록 도와주는 참여자들이 있다.
사이코드라마 상황에 모두 몰입할 수 있도록 음악이나 조명이 있으면 좋으나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으며, 간단한 소품들, 예를 들어, 담요, 쿠션, 플라스틱 야구방망이 등이 있으면 행동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사이코드라마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한사람도 방관자나 구경꾼이 될 수 없으며, 모두 조력자이자 참여자이다. 사이코드라마에는 주로 원하는 사람(주인공이라고 부름) 한사람이 나와서 진행을 하게 되며, 이러한 진행을 함께 도와주는 지도자(또는 연출이라고 함) 한 명이 있게 되고, 나머지 참여자들은 사이코드라마의 주인공이 원할 때에 조력자(또는 보조자)가 되어준다. 사이코드라마 동안 보조자가 많이 필요할 수도 있어서 어떤 때에는 전 인원이 모두 사이코드라마 공간에 나와서 주인공의 사이코드라마를 돕기도 한다. 그런데, 사이코드라마는 각본에 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이 원하는 대로 즉흥적으로 장면을 만들어가며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지도자가 주인공을 도와서 몇 가지 지시를 할 수도 있는데, 그중 ‘역할 바꾸기’를 가장 자주 하게 된다.
사이코드라마에서는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남녀노소, 정상인, 비정상인, 환자, 장애인 등등. 자기의 삶에서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일수록 사이코드라마를 통해 자유로움과 용기를 얻는다. 그러면, 주인공은 사이코드라마에서 무엇을 하는가? 무엇이나, 어떤 것이든 할 수 있다. 기쁜 일, 슬픈 일, 아쉬웠던 일, 즐거웠던 기억, 미래의 나의 바램, 화나는 일, 억울한 일, 궁금한 일, 만나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는 일,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일 등 나의 잉여현실을 나누는 시간이다.

어떤 방법으로 하는가?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사이코드라마의 지도자(연출)가 적절한 방법을 제시하므로 염려할 것은 전혀 없다. 몇가지 행동 방법과 사이코드라마 순서를 들어보기로 한다. 우선 사이코드라마의 진행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준비단계(warm-up): 긴장을 푸는 게임, 오락, 노래, 춤, 또는 상상력을 통한 훈련이 있으며, 각자가 개인적인 상황에 대해 느껴본다.
2) 주인공이 나오고 장면을 만들어서 사이코드라마(psychodrama) 실시: 디렉터의 도움으로 삶의 여러가지 장면을 행동으로 구체화한다.
3) 사이코드라마가 끝나고 모든 참여자와 함께 느낌 나누기(sharing): 관객 각자는 주인공의 경험과 유사한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주인공에 대한 느낌도 나눈다.
사이코드라마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기법으로,
(1) 역할 바꾸기로 상대방이 되어 동작하고 말하기 (역할교대)
(2) 혼자서 솔직한 나의 느낌을 말해보기 (독백)
(3) 나의 여러가지 모습을 만들어 보고 대화하기
(4) 미래의 내가 되어 동작하고 말하기 (미래 투사)
(5) 꿈을 꾸어보기
(6) 내가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사람들을 의자에 앉혀 놓고 말하기
(7) 조각 만들기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방법들이 많고, 사이코드라마가 진행되어 가는 동안 지도자가 자세하게 설명해주며 어떻게 하는 것인지 직접 보여주기도 한다.
주인공이 사이코드라마를 마치게 되면 함께 참여했던 사람들은 모두 자기의 느낌을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질 때에, 공감했던 것, 참여자 자신의 유사한 경험과 느낌, 격려, 친구되기 등이 있게 된다. 주인공은 이러한 나눔의 시간을 통해 더욱 성장하며, 참여자들도 함께 성장한다. 보조자로 나왔던 참여자들은 역할을 통한 자신들의 느낌을 이야기한다. 사이코드라마의 경험을 통해서 함께 성장하고 사랑을 나누었던 많은 기억들이 있다.


5. 기본 원칙들

(1) 사이코드라마 진행시 서술보다는 신체적인 행위를 위주로 한다. 상황에 대해 말로 설명하는 대신 상황을 장면으로 만들어 보여주도록 한다.
(2) 직접 화법을 사용한다. 인물에 대해서 설명조로 서술하지 않고, 인물을 대신하여 역할해주는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말하도록 한다. 행위화하고 있는 장면 속에서 인물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에 더욱 자발적이고 직접적인 행위를 유발시킨다.
(3) 명확한 장면을 설정하고 추상적인 상황을 구체화한다.
(4) 가능하면 참만남을 증진시킨다.
(5) “나는”이라는 말로 시작하도록 하여, 욕구와 두려움, 의도에 대해 확인하는 말을 하도록 돕는다.
(6) 과거나 미래 상황을 마치 지금-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현재 상황으로 다룬다.
(7) 현재에서 재결정하고, 재타협하고, 교정된 행동 경험을 할 수 있는 잠재력에 가치를 둔다.
(8) 비어휘적인 단서들(예: 음색, 어형변화, 강도, 속도)과, 비언어적인 단서들(예: 자세, 제스처, 표정, 리듬)에 유의한다.
(9) 역할교대(또는 역할 바꾸기라고도 함)를 통해서 참가자로 하여금 공감하는 기술을 직접 연습하도록 한다.
(10) 자기노출과 솔직함을 증진시키도록 한다. 특히 자기의 느낌에 대해서 표현하도록 돕는다.
(11) 집단역동 작업 중 상호간의 선호감을 존중하고 수행한다.
(12) 집단으로서의 선호감에 대해 방법론적으로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어서 집단응집과 갈등 해소 과업을 다루도록 돕는다.
(13) 상황 내에 놀이적인 면이 있도록 한다.
(14) 참가자들의 역할을 다양하게 하거나 상황을 다양하게 하여 과잉몰두를 줄이고, 대체가능하다는 느낌을 갖도록 한다.
(15) 상징과 은유를 활용하여, 의인화시킴으로써 더욱 생동감 있게 한다.
(16) 행위를 과장하거나 극대화하여 보다 넓은 범위의 반응을 탐구한다.
(17) 창조적 행위의 전조로서 워밍업과정의 성격과 가치를 인정하고 활용한다.
(18) 연극기법적 수단과 연극의 현실감 증진 영역을 사용하여, 실제 상황뿐만 아니라 상상의 경험을 탐구하여 표현하도록 한다.
(19) 흥분감, 열정, 생동감의 과정에 대해 말하고 증진시킨다.
(20) 승화 기제를 적극 활용하고 개발하여 창의적인 에너지를 위한 경로가 되도록 한다.


6. 사이코드라마는 어떠한 도움을 주는가?

(1) 현실검증력이 증가된다. 왜냐하면 실연시, 주인공은 사회적 합의의 현실과 반대되는 지각과 구체적인 묘사의 한계성을 검토하도록 요구받기 때문이다. 드라마적 상황 설정이 자유로움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으로 묘사된 장면이 보여주는 구체적 성질은 순전히 말로만 하는 담화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회피적 태도 때문에 초래되는 왜곡을 역전시켜준다. 신체적으로 역할을 바꿈으로써 내적, 외적 자극은 명백하게 구별된다. 또한 환상과 꿈을 충분히 표현하게 함으로써 이것이 현실과 다름을 의식적으로 구별되도록 돕는다.

(2) 판단력은 자신의 논리적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상황을 연기함으로써 훈련된다. 이것은 부정하려는 경향과 상충된다. 위험을 감수하려는 유혹을 비교적 실패에도 안정한 상황 속에서 상징적으로 시험해볼 수 있으며, 따라서 중요 결과와 부수적인 결과 간의 차이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역할 바꾸기를 통하여 집단원들은 부적합한 사회적 반응을 인식하고, 얼마나 선의적이든 간에, 의도와 다르게 보이는 특정한 행동의 영향력을 구별하도록 학습한다. 또다른 잇점은 개인의 욕구와 현실적 기대 간의 구별이다. 이것은 공상으로 행위갈증을 만족시킨 후에 가까운 장래에 가능한 대안들이 갖는 한계성을 알리는 기회가 주어짐으로써 연습될 수 있다.

(3) 현실감, 즉 주관적인 느낌은 어느정도의 개인적인 소유감, 의지, 책임감의 지표로서 작용한다. 그것은 부정, 비인간화, 비현실화라는 미묘하고 중요한 방어기제들에 의해 일어나는 상태와는 반대된다. 경험의 단절을 허용하는 대신에 사이코드라마는 경험의 통합에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사이코드라마 기법이 신체적 행동과 상상, 감각과 직관, 감정과 이성, 내적 심리적 역동과 인간상호간의 역동 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면을 연기하는 데 어떤 과정을 따르느냐 하는 것을 선택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따라서 반응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 그래서 “마치 ~인 것처럼” 행동하는 경향은 점차적으로 보다 믿을만하고 지속적인 주체적 요소들로 대치된다. 그리고 역할바꾸기를 통해 집단원들은 자신의 특성, 신념 및 선호성과 다른 사람의 그것들 간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4) 욕구, 정서 및 충동 조절과 통제는 제반응적 정황에서 상징적 표현을 통해 증진되는데, 이는 역할훈련과 같은 기법을 사용함으로써 좀더 성숙한 형태로의 변형이 수반된다. 다양한 장면과 상황을 이용해 자기자신의 광범위한 정서와 행동을 만나볼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과도한 억제이든 격한 감정의 폭발이든 간에 습관적 반응패턴 대신에 사람들은 여러범주의 극복 방법을 유쾌한 마음으로 마스터하는데 익숙해진다.
(5) 대인관계에서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깨고 점차로 타인을 인식하고 관계를 맺도록 돕는다. 자신의 삶에서 타인의 역할을 연기하는 사람들과의 직면에 노출되게 되며 결국 타인의 관점에 공감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타인도 역시 자신의 욕구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함으로써 오는 욕구좌절은 타인 역시 용서, 포용, 관대한 마음, 그리고 다른 긍정적 특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상쇄될 수 있다. 역할바꾸기는 또한 좀더 현실적이고 성숙한 신뢰를 발달시킴으로써 이상화 또는 과소평가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다.

이외에도 자아기능을 좀더 성숙하고 효과적으로 발달시키는 장점들이 있으며, 사이코드라마가 언어위주의 다른 상담기법과 달리 다양한 양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행동 변화에 그만큼 힘이 큰 것이 사실이다.


7. 사이코드라마의 기본 기법 몇가지

1) 역할 교대 (역할 바꾸기) : 참여자들은 역할 교대를 통해 실제로 자신들을 상대방의 입장에 서게 된다. 역할교대를 요하는 상황들로서, 공감을 더 잘 하도록, 관점을 변화시키도록, 상황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도록,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도록, 정화를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실연자들이 질문을 할 때에는, 언제나 역할을 바꾸고 그들 자신의 질문에 대해 답하게 한다. 이것은 그 사람에게 다시 권한을 주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활용 중의 하나다. 자신의 느낌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없는 역할을 하게 되는 실연자로 하여금,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상대방과 역할 교대를 시키면, 실연자 역시 표현하는 데 보다 자유로워진다. 역할 교대 후, 자신의 역할로 되돌아오도록 한다.
2) 이중 자아 (doubling) : 우리가 큰소리로 말하지 못하는 많은 것들을 마음 속으로 경험할 때에, 이중자아는 실연자를 긍정해주며, 그의 사고, 감정, 의견, 행위를 정당화시켜주는 말로 지지한다. 이중 자아는 실연자의 표현되지 않은 사고나 감정을 조율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이중 자아는 실연자의 숨겨진 목소리이며, 가장 진실한 자기이다. 디렉터도 이중 자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3) 빈의자 기법 : 빈의자를 집단 앞에 놓는다. 집단원들은 어떤 사람이나 사물이 의자에 있는 상상을 하도록 한다. 빈의자의 사용은 참여자들이 실연에서 탐색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워밍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는 실연 중에 분노의 표출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4) 독백 : 주인공은 평소에 억압되었던 느낌과 사고를 관객과 함께 나눈다. 혼자서 내면의 생각, 느낌을 이야기한다.

5) 방백 : 주인공이 관객을 향해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으며, 얼굴 방향이나 손을 들어서, 상대방이 이러한 의견을 말하는 것을 모른 것으로 표현할 수가 있다. 따라서, 감추어진 생각이나 느낌을 밖으로 표현된 생각들과 병행해서 표현한다.

6) 걸으면서 말하기 : 주인공과 지도자 모두 정리하기 위해 또는 진행할 방향을 정하기 위해 잠시 걸으면서 서로 대화한다.

7) 정지화면 : 또는 ‘장면 중단’이라고 하며, 참가자들이 역할에서 계속 빠져 나오거나 방해해서 지속하기 어려울 때나, 사건이 종결되거나, 또는 지도자가 보아서 다른 사건이나 기법 사용으로 사고의 창조성 수준을 높일 만한 기회가 있을 때 사용한다. “동작 그만” 또는 이와 유사한 명령어를 사용한다.

8) 구체화 : 추상적인 말을 좀더 구체적인 것으로 바꾸도록 한다. 애매모호한 것은 문제를 직접 다루기를 회피하는 주된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은유를 실제적인 것으로 바꾸는 것이 포함된다. 떨쳐버리고 싶어하는 것을 보조자가 주인공의 등에 부드럽게 매달림으로써 극화하며, 소외감을 증진하려면 관객이 거리를 두고 물러나거나, 조명을 끄거나, 통과법을 사용한다.

9) 조각화 : 주인공과 중요한 의미를 가진 다른 사람들 간의 심리적 거리를 보이고자 역할들의 서게 하여 조각한다.

10) 거울기법 : 주인공이 보여주었던 역할을 보조자가 다시 해보이는 동안 주인공이 자신의 모습을 지켜본다. 영향력이 있는 직면 기법이 될 수 있으나 조심해서 사용하여야 한다.

11) 미래 투사 : 미래의 특정한 장면을 펼친다. 역할 훈련을 통해 닥쳐올 상황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한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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