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가 된 크리스털은 자신의 장래 포부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선생님은 장차 전업작가가 될 사람을 보고 계시는 거에요. 내 책은 드라마, 액션, 흥분으로 가득 차 있을 거예요, 그리고 누구나 읽고싶어 할 거 예요, 나는 책을 한 장씩 한 장씩 산더미처럼 많이 쓸 거예요...월요일부터 시작하려고 해요" 크리스털은 한 끼 식사를 '멋진 뷔페'로, 친한 친구를  '대단히 우아한 사람'으로, 남자친구를 '사랑스러운 페튜니아'로 묘사한다. 누가 시계를 빌려달라고 부탁할 때에는 "제 시계는 항상 봉사하기 위해 대기중이랍니다"라고 대답한다. 크리스털은 스스로 이야기를 창작해낼 수 있다. 초콜릿 세계가 녹아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 태양의 색깔을 바꾼 초콜릿 왕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다른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 텔레비전에서 밖으로 나오는 꿈을 자세히 이야기해준다. 음악에도 창의적인 소질이 있어서 시를 가사로 해서 노래를 작곡했다...언어에 능숙할 뿐 아니라 화려하고 수식적인 용어를 쓰는 경향이 있으며 드라마와 액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볼 때 크리스털의 포부는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크리스털은 IQ가 8세 정도의 아동에 해당하는 49이다.
 

윌리엄스 증후군은 만 명에 한 명 꼴로 나타나는 희귀한 장애로, 7번째 염색체의 유전자 누락으로 인해 나타난다. 이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흔히 가벼운 지체나 중간 정도의 지체를 나타내며, 평균 IQ는 50점 정도이다. 윌리엄스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독립적인 행동을 습득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이 가족에 의존해서 살아간다.
 
일반적 지식,추상적 개념화, 문제해결 등의 능력이 뒤떨어지며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수행성 IQ점수가 언어성 IQ 점수보다 훨씬 낮은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시각-공간적 기술은 아동의 정신연령으로  미루어 예상되는 수준보다 훨씬 저조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결함이 대단히 확실하게 나타난다.
 청소년기에 이르러서도 공간적 방위의 차이를 지각하지 못하며 단순한 막대그림을 똑같이 따라그리지 못한다.그림을 따라 그릴 때, 전체 구조보다는 세부사항등에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인다. 이런 시각-공간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윌리엄스 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인간의 얼굴에 흥미를 느끼며, 얼굴 단서로부터 그 사람이 원하고, 생각하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윌리엄스 증후군이 있는 아동과 성인들은 때로 비교적 정교한 어휘 및 어휘사용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잇다. 아이들이 읽기를 배울 때 그러하듯이 의미를 이해하는 데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의사소통 양식은 조리가 있고 유창하며 '유사 성숙pseudo-mature'한 것으로 기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윌리엄스 증후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은 불안,과잉행동,완고함 같은 행동문제를 기술하고 있지만, 사례연구들은 이들이 매력적이고 사교적인-때로 지나치게 친절한-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한다. 윌리엄스 증후군 아동은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능력과 결함을 모두 보여준다. 크리스털과 같은 사례의 묘사는 다른 연구들과 더불어 특수한 유전기제, 발달 경로, 정신지체의 특성들이 유전적 증후군들 간에 크게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특정한 행동들이 한 증후군과 예상보다 더 큰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연구자들은 행동 표현형'이란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행동표현형 연구는 진단과 개입을 하는데, 그리고 유전자-뇌-행동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윌리엄스증후군 (Williams syndrome)
 

1961년 뉴질랜드의 심장전문의인 JCP William 윌리엄스박사가 처음으로 보고했다.  이 질환은 약 만명당 1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 그 특징은 심장질환 외에 요정처럼 보이는 외모(치켜 올라간 코, 작은 턱)와 정신지체를 가지고 있다. 아이 때부터 젖먹이기가 힘들고, 복통과 변비·탈장이 흔하다. 잠을 잘 자지 않고 민감하고, 혈중 칼슘이 올라가는 증상들을 보인다. 커가면서 쉰 목소리를 내고, 신체와 정신발달이 지체되고, 평균 21개월에 걷고, 걷는 것이 기묘하며 이 현상은 평생 지속된다.
 
(출생시부터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며 남여 구분없이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인종과 지역에 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발생한다. 발생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고, 임신전후 산모의 약물, 음주, 흡연 등 어떤 행동과도 관련이 없다.
윌리엄스증후군의 증상을 나타내는 원인은 7번 염색체상에 elastin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가 결핍된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이며, elastin 단백질은 혈관의 탄력성과 강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Elastin 단백질 결핍이 윌리엄스증후군의 여러 증상의 원인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 밖에 일부 증상은 elastin 유전자 주변의 유전자들이 함께 결핍되어서 발생할 수도 있다. 유전자 부족의 정도는 각 개인에 따라 달라진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윌리엄스증후군을 갖고 있는 아이가 태어나는 경우는 소수이지만 윌리엄스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의 자식은 50% 정도의 확률도 유전될 수 있다. 아래에 열거하는 증상이나 임상소견은 윌리엄스증후군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모든 증세를 나열한 것이므로 각 개인에 따라 다양한 편차를 보인다는 점이 중요하다.)
 
■ 진단
윌리엄스증후군을 확진하는 방법은 혈액을 채취해서 시행하는 형광동소보합법(FISH)이라는 특수 세포유전학적 검사방법이다. 이 방법은 7번 염색체 장완(q11.23)에 위치한 elastin 단백유전자의 결핍 유무를 검사하게 되며, 본 증후군 환자 95-98%에서 이 단백유전자의 결실(deletion)이 발견된다.
아래 사진은 형광동소보합법을 이용하여 elastin 단백유전자 위치를 확인하고, 윌리엄스증후군 환자에서 유전자 결실을 보여준 것이다. 왼쪽 사진은 7번 염색체로 윌리엄스증후군에서 결실되는 유전자 위치를 표시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분열중기세포에서 한쌍의 7번 염색체를 비교했을 때 결실부위가 너무 작기 때문에 현미경 수준에서의 확인은 불가능하다. 오른쪽 2쌍의 7번 염색체는 FISH 기법을 이용하여 elastin 유전자의 결실을 증명한 것이다. DAPI 염색액의 특성상 모든 염색질은 밝은 청색으로, 동원체는 훨씬 밝게 빛나는 청색으로 나타난다. 주황색의 형광은 elastin 단백유전자의 DNA 염기서열이 위치한 부위이고, 오른쪽 염색체는 DNA 염기서열 즉 유전자가 결실된 부위이다.


임상소견
1) 전형적인 얼굴 형태 : 윌리엄스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비슷한 얼굴형태인데 작은 두상, 눈 주변이 부풀음, 작고 위로 올라간 코, 두터운 입술과 작은 빰 등의 임상소견을 보인다. 푸르거나 녹색 눈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홍채에 별모양 혹은 주름모양의 반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얼굴형태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확연해진다.
2) 치아 결손 : 치아가 약간 작고, 치간이 넓은 것이 윌리엄스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의 공통점이다. 교합상태가 좋지 않고 치아형태도 고르지 못하다. 대부분의 치과적인 문제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서 해결될 수 있다.
3) 신체 모양 :굽은 어깨, 가늘고 긴 목, 튀어나온 배, 특징적인 걸음걸이를 보인다.
4) 심장질환 : 대동맥 협착증과 폐동맥 협착증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며, 협착증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과가 나빠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심장에 대란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5) 기타 특징 :신장, 방광 기능이 약간 안 좋으며, 저긴장성 근육과 , 관절기능이 나이가 들어가며 퇴행할 수 있다. 물리치료를 통해서 저 긴장성 근육은 상당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
 
 
6) 영유아기의 특징과 증상
저체중 : 영아기에는 발육부진인 경우가 많다. 많은 수의 영아와 어린이에게서 음식섭취(feeding)에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저 긴장성 근육과 연결되어 자주 토하기도 하며, 빨고 삼키는 기능이 안좋고, 촉감에 저항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음식섭취문제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차로 개선된다.
서혜부 탈장과 제대(배꼽, 탯줄)탈장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과칼슘증(hypercalcemia)- 혈장내 칼슘농도가 올라가는 증상으로 인해 과민반응 및 담석증과 비슷한 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식이요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어린이 기간동안 저절로 치유되지만 칼슘과 비타민 D의 대사이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관찰을 필요로 한다.
불규칙적인 수면을 보이기도 한다. 청각과민증(hyperacusis)의 경우 고음역의 소리(가전제품에서 나는 소리, 모터 돌아가는 소리, 자동차 경적 등)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낸다. 증세는 나이가 들어가며 좋아지기도 한다.
 
■ 학령기 특징
시각-인지-공간감각상의 문제로 인해 경도 혹은 중등도 이상의 학습부진이 있다. 수 개념과 시간개념이 특히 어렵게 느껴지는 분야이고, 나이가 든 아이의 경우 언어표현이 이해력보다 나은 경우도 있다.
대근육(물리치료영역) 및 소근육 운동(작업치료영역)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 과시적(exhibit)이거나 불안증(anxious)을 보이기도 하며 충동적이고 산만한 경우도 있고, 동년배와 사귀기를 힘들어 하며 나이가 어리거나 더 든 사람과 잘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만 있으면 대부분 잘 적응하며 특수교육을 통해서도 많은 부분은 상태가 호전된다. 학교에 따라서 필요로 하는 학습과정이 다를 수 있다.
 
■ 청소년기와 성인의 특징
완전히 성장한 후에도 평균적인 신체보다 작은 경우가 많다. 신체적인 문제와 의학적인 문제가 나이가 들면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며 고혈압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 정신적인 특징
발달지체(developmental delay)로 대근육 운동과 소근육 운동, 초기 언어발달이 늦어진다. 인지적인 특징(cognitive characteristics)과 사회적응력(adaptive behaviour)의 문제로 지적기능(intellectures function), 추론(reasoning), 사회성(social behaviour), 자조능력(self-help)이 떨어진다.
어린아이의 경우 집중력 부족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이며 나이가 들 수면서 나아진다. 나이가 든 어린이나 성인의 경우 지적영역에 따라서 강한 면과 약한 부분이 편차를 보이기도 한다. 말하기(speech), 장기기억(long term memory), 사회성(social skills)이 잘하는 부분이며 소근육 운동과 공간지각 능력이 많이 부족한 부분이다.
사교성이 좋으며, 외향적이고 나이든 사람과 친하게 지내고, 처음 보는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성격(personality)상 특징이 있다. 말이 많고 특정한 주제에 대해서는 굉장한 호기심을 보이고 과행동증과 불안해 하는 경향도 보인다.
 
■ 진료방향
윌리엄스증후군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발달지체나 행동상의 문제는 교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심장이나 순환기에 문제가 있는지 심장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영아기 때부터 혈장내 칼슘농도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며, 만약 과농도로 판단되면 내분비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방광과 신장에 대한 초음파검사를 통해서 이상이 있는지 확인한다.
발달상의 지체에 대해서 발달평가를 해야 하며, 필요한 특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영유아 프로그램이나 작업치료, 감각통합, 물리치료, 언어치료 등의 치료가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든 사람은 다양한 영역에서 치료를 필요로 하는데 재활교육이 필수적이고, 지속적이고 주기적으로 의학적 진찰이 필요하다. 독립적인 생활과 취업등은 신체적인 결함보다는 성격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궁극적인 목표는 윌리엄스 증후군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이 사회에 통합되어 일반사람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고 사회적인 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윌리엄스 증후군  아이들은?

IQ가 49밖에 되지 않는 십대 소녀에게 코끼리를 그리고, 코끼리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말해보라고 하면, 도저히 코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그림을 그려 놓지만, 설명은 아주 유창하다. "그것은 아주 긴 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채같은 귀,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귀지요.... " ("What an elephant is, it is one of the animals. And what an elephant does, it lives in the jungle. It can also live in zoo. And what it has, it has very long, gray ears, fan ears, ears that can blow in the wind. It has a long trunk that can pick up grass or pick up hay……)

이것이 윌리엄스증후군(Williams syndrome)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들은 보통 경도 또는 중등도의 정신지체라는 진단을 받고있고, IQ도 정상인에 비해서 낮다. 읽고 쓰는 것은 형편이 없고, 간단한 수학문제도 풀지 못한다. 하지만 특정한 영역에서는 고도의 재능을 보인다.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얼굴을 기억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그들은 감정이 풍부하고, 말이 많으며, 사회성도 좋다.

또한 음악적 재능도 풍부하다. 주의집중 시간은 짧지만, 음악을 잘 듣고, 악기 연주에도 놀라운 재능을 보인다. 악보를 읽을 수는 없지만, 멜로디는 정확히 기억하고, 리듬감이 좋다. 한소년은 한손으로는 4/4/박자를 치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복잡한 7/4박자로 북을 치는 것을 아주 짧은 시간에 배워냈다. 복잡한 멜로디와 가사의 음악을 몇 년간 기억하고 있기도 하고, 한 노래를 25개 국어로 부르는 아이도 있다. 훈련을 받으면 화음을 맞춰 합창도 할 수 있다.

최근 이 아이들의 음악적 재능에 대한 조직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어린 아이들도 멜로디를 잘 구별하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음악을 대해 관심이 크고, 음악을 통한 감정 반응이 뛰어나다. "음악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생각하는 방식이다."라고 한 아이는 말한다.

과학자들이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한가지 이유는 이렇게 능력이 극적으로 들쑥날쑥한 경우를 통해 정상 뇌의 구조와 적응력을 알아보자는데 있다. 이 아이들의 뇌의 특성을 구명함으로서 이들이 지적 능력에 어떻게 관여하는지를 알아보고자 하며, 또한 이 질환의 유전자 이상을 밝혀내고자 하고 있다.

1993년에 윌리엄스증후군에서는 두개의 7번 염색체 중 하나에서 작은 부분이 없어져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이 부분에는 15개 정도의 유전자가 들어있다. 이 없어진 유전자가 무엇인지 알려지면서, 이들 유전자의 결손이 어떻게 신경해부학적, 또는 행동상의 변화를 일으키는지가 점차 알려지게 되었다. 이 연구가 완성되면 어떻게 유전자의 이상이 뇌의 발달과 기능에 그리고 궁극적으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하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것이다.

의학적 관점에서도 이 결손된 유전자가 밝혀짐에 따라 이 질환에서 나타나는 신체적 특징들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으며, 또한 태어나기 전에 진단이 가능하게 되었다. 여지껏까지는 윌리엄스증후군에 대해 의학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또한 믿을만한 검사방법이 없어 조기 진단을 할 수가 없었으므로, 이 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을 자신의 능력의 범위 안에서 최대한 잘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가 없었다.

아주 느린 연구상의 진전

2만명 당 1명 정도에서 나타나는 윌리엄스증후군은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 있지만,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세계 여러나라의 옛날 이야기에서 나타나는 꼬마요정은 바로 이 질환을 모델로 한 것 같다고 Lenhoff는 이야기한다.

약 40년쯤 전인 1961년 뉴질랜드의 심장전문의인 J.C.P. Williams는 자신의 환자들 중 한 그룹에 대해 주목했다. 그들은 관련된 심장질환 이외에 요정처럼 보이는 외모(치켜 올라간 코, 작은 턱)와 정신지체를 가지고 있었다. 심장에서는 잡음이 들리고, 큰 혈관들이 좁아져 있었으며, 특히 대동맥 협착(supravalvular aortic stenosis, SVAS)이 흔했다.

그 이외에도 아주 어릴 때부터 나타나는 특징들이 있었다. 아이때 젖먹이기가 힘들었으며, 복통과 변비, 탈장이 흔했다. 잠을 잘 자지 않고 민감했으며, 혈중 칼슘이 올라가 나타나는 증상들을 보였다. 커가면서 쉰 목소리를 내고, 신체와 정신발달이 지체되었다. 평균 21개월에 걸었으며, 걷는 것이 기묘하고 이것은 평생 지속되었다. 미세근육운동도 문제가 있었다. 또한 소리에 극도로 민감했으며, 또래에 비해 키가 작고, 일찍 나이가 드는 것처럼 보였다(머리가 회색으로 되고 피부에 주름이 지는 등).

4년 전인 1993년에야 유타 대학의 Amanda K. Ewart, Mark T. Keating, 네바다 대학의 Colleen A. Morris등이 대동맥협착(SVAD)이 elastin이라 부르는 단백질을 만들내는 유전자 중 하나에 이상이 생겨 나타남을 보고하였다. Elastin은 동맥이나 폐, 장, 피부 등에 탄력성을 주는 단백질이다.

결손된 유전자를 찾아내다

탄력성을 필요로 하는 장기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과학자들은 elastin을 만드는 유전자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되었고, 결국 7번 염색체의 elastin을 만드는 유전자 중 하나가 결손되어 있음을 찾아내었다. 현재까지 윌리엄스증후군 환자의 95%에서 이 유전자에 결손이 있음이 밝혀졌다. 우리 몸에서 필요한 만큼의 elastin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유전자 두쌍이 다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나 elastin 유전자의 결손으로 대동맥 협착이나 피부의 주름 등은 설명할 수 있었지만, 인식이나 행동의 이상은 설명할 수 없었다. 따라서 elastin 유전자 이외의 다른 유전자에도 결손이 있는지 찾게 되었고, 결국 7번 염색체 상에서 elastin 유전자를 포함한 좀더 긴 부분의 결손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다른 유전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결손된 부위에 존재하는 몇가지 유전자들이 보고되었는데, 뇌에 관련된 것으로는 세가지가(LIM-kinase 1, FZD3 및 WSCR1) 알려져 있다. Ewart등에 의하면 LIM kinase 1 유전자는 물체의 공간적인 관계를 파악하는데 관여하리라고 한다. 이 역할은 윌리엄스증후군 환자가 왜 기억하고 있는 일상의 간단한 물체를 정확하게 그려낼 수 없는가를 설명해 줄 수 있다. RFC2유전자는 DNA의 복제에 관련되어 있다고 하나 이것이 윌리엄스증후군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밝혀져 있지 않다.

아직 윌리엄스증후군의 유전자 이상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많다. 그러나 이런 발견이 이루어지므로서 실용적인 도움들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유전자 결손은 환자의 모든 세포에서 발견되므로, 이것은 적어도 정자나 난자 자체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며 임신 중에 부모가 잘못함으로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정상적인 형제들은 유전자에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자손들이 이런 병을 가질까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또한 이 유전자 결손을 찾아낸 바로 그 방법으로 (fluorescent in situ hybridization) 진단이 가능해졌다.

인식방식이 밝혀지다

캘리포니아의 La Jolla에 있는 Salk Institute for Biological Studies에 근무하던 Bellugi는 15년 전 한 밤중에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Bellugi가 언어에 관한 신경생물학적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윌리엄스증후군을 가진 자기 딸에 대해 흥미를 느낄거라고 이야기를 해왔다. 그 소녀는 13살이었으며, IQ가 50으로 정신지체를 가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읽고 쓰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이나, 말은 아주 유창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그 당시 과학자들은 언어를 조절하는 기능과 추론하는 기능을 구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정상인에서 두 기능은 항상 동시에 발달하기 때문이었다. 전화를 건 사람의 딸이 보이는 이런 현상은 두 기능을 따로 떼어 연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Bellugi는 흥미를 느꼈고 그 소녀를 만나기로 하였다. 그때까지의 윌리엄스증후군의 인식능력에 관한 문헌에서는 일반적인 것 이외에는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질환에서의 특징적 인식 과정에 관여하는 뇌와 신경생물학적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특징들을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Bellugi 팀은 이들이 지니고 있는 능력을 상세히 알아볼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하고 그 점수를 정상 그룹과 다른 장애를 가진 군과 비교해 보았다.

성별, 나이, IQ를 맞춘 (윌리엄스증후군의 IQ는 40에서 100 사이였으며, 평균치는 60이었다) 대조군과 비교해볼 때, 윌리엄스증후군에서 전체적인 인식능력은 떨어져 있었으나 올바른 문법으로 된 자발적 언어를 사용하였다. 문법에 있어서는 다운증후군 아동에 비해 월등히 나은 능력을 보였다. 또한 대부분이 부가의문문(끝에 doesn't she?를 붙이는 것 같은)을 만드는 것 같은 복잡한 문제들도 잘 해결해 냈다.

또한 이들의 어휘력은 정신 연령에 비해 아주 풍부했다. 가령 동물의 이름을 불러 보라고 하면, 쉬운 이름들만이 아니라, yak, Chihuahua, ibex, condor, unicorn 같은 이국적인 이름들을 불러댈 수 있었다.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는 외에도, 이들은 정상 아이들보다도 더 표현력이 좋았다. 이런 특성은 몇 장의 그림을 늘어놓고 이야기를 만들어보라고 하면 잘 나타났다. 더구나 이들은 이야기의 감정적인 톤을 증가시키기 위해 말을 하면서 음조나 음량, 필요한 단어를 길게 말하거나, 리듬을 조절하는 등을 잘 해냈다. 가끔 듣고있는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 "그리고 갑자기 첨벙!" 또는 "그리고 쾅!" 같은 말들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었다. (불행히도 이런 능력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이 아이가 실제보다 훨씬 더 잘 추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서, 도리어 필요한 학습을 받을 기회를 박탈 당하게 된다.)

윌리엄스증후군의 사람들이 훌륭한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들의 염색체 결손이 다운 증후군의 경우와는 달리 언어처리에 돕는 부분에는 심각한 손상을 입히지 않았다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다른 연구자들에 의하면 언어 학습과 이해를 돕는데 중요한 도움을 주는 "방금 들은 말의 소리를 기억하는 능력(phonological working memory)"이 이들에게서 비교적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윌리엄스 증후군 연구에서는 언어 중 morphology - 문법 중에서 동사의 어형 변화, 남성형 여성형 등의 성변화, 복수형 등을 다루는 방면- 방면은 완전히 유지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들 언어는 영어에 비해 morphology가 훨씬 풍부하다). 이러한 결과들은 윌리엄스증후군에서 보존되어 있는 뇌의 부위와 방금 들은 말의 소리를 기억하는 능력은, 언어 능력 발달에 도움은 주나 언어를 완전히 마스터시키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이 언어검사에 있어서는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에 비해,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 같은 시각적 정보처리를 포함한 검사의 점수는 아주 낮다. 하지만 이것에도 다운 증후군의 경우와는 다른 특징이 있어, 두 그룹에서 뇌의 이상 구조가 서로 다른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윌리엄스증후군의 경우는 뇌의 오른쪽 반구에 손상을 입은 중풍환자의 경우처럼, 그림의 부분은 잘 파악하지만 전체적인 모양의 파악이 안된다. 다운증후군의 경우에는 뇌의 왼쪽반구에 손상을 입은 경우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모양은 파악할 수 있지만 그림의 상세한 부분은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보면 위리엄증후군의 경우는 염색체의 이상으로 뇌의 왼쪽 반구는(대부분의 사람에서 언어에 가장 중요한 부분) 유지되어 있지만 오른쪽 반구는(보다 시각적이고 공간적인 감각을 담당) 이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히 설명할 수만은 없다. 윌리엄스증후군의 경우 오른쪽 뇌가 참여한다고 생각되는 감정표현이나 처음보는 얼굴을 알아보고 구별하는 능력은 정상인에 버금가게 잘 유지하고 있다.

신경학적 검사들을 통해 더 많은 것이 밝혀지다

Salk 연구팀이 핵자기공명영상과 부검을 통한 연구에 의하면 윌리엄스증후군에서 염색체의 결손은 뇌의 구조에 복잡한 이상을 일으킨다. 염색체 결손에 의해 뇌의 해부학적 이상이(시각 영역에 비정상적인 신경세포 집단이 나타나는 것과 같은) 나타나게 되고 이것이 시각-공간 파악능력의 이상을 일으킨다. 하지만 뇌의 전엽과 측두엽, 소뇌를 연결하는 네트웍은 유지되어 있다. 이렇게 유지된 네트웍에 의해 윌리엄스증후군에서 언어능력이 잘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신경해부학적 조사에 의하면 윌리엄스증후군과 다운증후군 모두에서 전체적인 대뇌 피질의 용량은 같은 나이의 정상군에 비해 감소되어 있다. 하지만 두 그룹 사이에 부위별 용량은 서로 다르다. 예를 들어 뇌전엽과 측두엽의 림빅계 부위는 윌리엄스증후군에서 더 잘 유지되어 있다. 림빅계는 기억과 감정에 있어서 중요한 부위이며, 이 부분이 유지되어 있기 때문에 윌리엄스증후군의 경우 아주 표현력이 좋고 감정이 풍부하게 된다.

소뇌를 조사해보면 윌리엄스증후군과 다운증후군 사이에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다운증후군의 경우 용량이 줄어 있지만 윌리엄스증후군에서는 정상 용량을 보이고 있다. 또한 윌리엄스증후군은 정상인과 같거나 더 큰 neocerebellum(소뇌 중에서 진화상 후기에 추가된 부분)을 가지고 있으나 다운증후군의 경우는 용량이 감소되어 있다.

윌리엄스증후군에서 neocerebellum이 잘 유지되어 있다는 사실은 다른 연구들과 함께 생각해 볼 때 흥미가 있는 사실이다. 최근까지도 소뇌는 주로 운동에 관여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Washington University의 Steven E. Peterson팀의 연구에 의하면 주어진 명사에 적절한 동사를 생각해낼 때(예를 들어 '의자'라는 단어에서 '앉다'라는 동사를) neocerebellum이 활발한 활동을 보인다고 한다. 또한 소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의 경우에는 운동능력 뿐만 아니라 인식능력에도 장애를 보이게 된다. 해부학자들에 의하면 neocerebellum은 뇌 전엽과 광범위하게 연결되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원숭이에 비해 인간에서 더 잘 발달된 부위이다.

인간은 언어를 가지고 있으나 원숭이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서, 일부 과학자들은 neocerebellum과 이것이 뇌 전엽과 연결된 부위가 언어를 유창하게 처리하기 위해 동시에 진화되어 왔으며, 아마도 같은 유전자에 의해 제어를 받으리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윌리엄스증후군에서 뇌전엽이 유지되어 있고 neocerebellum이 더 커져 있다는 사실과 이들의 언어능력이 잘 유지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런 견해뿐 아니라 소뇌가 언어처리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한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의 해부학적 조사는 윌리엄스증후군의 음악적 능력을 설명해줄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측두엽에 존재하는 청각 피질영역과 주변의 청각관련 부위인 planum temporale (언어와 음악성에 있어 중요한 역학을 하는)가 여지껏 조사한 윌리엄스증후군 몇 개의 뇌 모두에서 전부 커져 있었다. Planum temporale는 정상적으로 뇌의 우반구보다는 좌반구에 더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일부 윌리엄스증후군에서는 왼쪽 부분이 특별히 더 커서 음악전문가와 비슷한 정도에 이르러 있었다. 이러한 발견은 윌리엄스증후군의 음악적 재능을 조사한 University of Windsor in Ontario의 Audrey Don 박사의 음악과 언어 능력이 남아있는 것은 청각적인 패턴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결론과 일치한다. 즉 이 분야에 관련된 뇌는 정상인 채 남아있다는 것이다.

특정한 업무를 수행하는 중에 뇌의 전기적 활동성을 비교하는 방법은 어떻게 뇌가 발달하는가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정상인에게 문법적인 자극을 주면 언어의 경우처럼 뇌의 좌반구에서 우반구보다 더 높은 전기활동을 보인다. 하지만 윌리엄스증후군의 경우는 양쪽 반구에서 다 비슷한 전기적 활동성을 보여 전형적인 언어영역 특수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정상인은 얼굴 등의 이미지를 처리하는데는 뇌의 우반구에서 좌반구보다 더 높은 전기활동을 보이나, 윌리엄스증후군의 경우는 반대의 패턴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뇌의 정상적인 발달에 장애가 생기게 되면 뇌는 그 역할을 재배치하여 새로운 회로를 형성함으로서 망가진 부분의 기능을 수행할 가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윌리엄스증후군에 대한 연구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밝혀진 것 만으로도 뇌가 어떻게 조직되는가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것은 또한 연구자들에게 '정신적으로 지체'된 사람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도록 해 주었다. 윌리엄스증후군을 자세히 연구해보면 낮은 지능지수 때문에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것은 소위 정신지체를 가졌다는 사람들도 연구자나 사회가 찾아내고 개발시켜 주기만 한다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놀라운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경고해 주고 있다.



윌리엄스증후군: 동화 속의 꼬마요정들

여러 문화권에 걸쳐 옛날 이야기에는 꼬마요정이 나타난다. 이 꼬마요정들과 윌리엄스증후군 사이에는 신체적이나 행동적으로 많은 유사성이 있어, 옛날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이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을 모델로 꼬마요정을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신화나 옛날 이야기는 현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역사가들의 주장에 합치하는 셈이다.

윌리엄스증후군의 얼굴모양은 보통 "꼬마요정 모양"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작고 위로 향한 코, 가라앉은 콧대, 부풀어보이는 눈, 둥근 귀, 작은 턱 때문에 드러나보이는 큰 입과 입술. 이런 모양은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윌리엄스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특히 아이 때는 형제들보다도 더 닮아보인다. 또한 성장과 발달이 늦기 때문에 대개 키가 작다.

이야기에 나오는 꼬마요정들은 대개 음악가나 이야기꾼이다. 요정들은 한번 들은 음악을 따라서 노래할 수 있거나, 멜로디로 사람들을 홀리게 한다. 윌리엄스증후군의 경우도 IQ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듯이 생생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음악에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에 나오는 크고 뾰족한 귀는 음악이나 소리에 민감함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윌리엄스증후군의 사람들은 사랑스럽고, 신뢰할 수 있으며, 사려깊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아주 민감하다. 이야기 속의 요정들도 대개 착한 사람들로 묘사되고 있으며,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영혼들이다. 끝으로 윌리엄스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전설 속의 요정들처럼 항상 질서와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 이들은 매일의 일상을 정해진대로 수행하려하며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고 한다.

과거의 이야기꾼들은 윌리엄스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처럼 자신들이 잘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기 위하여 상상적인 사람을 만들어냈다. 오늘날의 과학자들은 어떻게 뇌가 작동하는지 그 비밀을 풀기위해 월리엄증후군에 접근하고 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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