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로 시작하는 ‘사월의 노래’를 아십니까? 중년이 지난 분들도 학창 시절 한번쯤은 불러보았을 이 가곡은 시인 박목월 님의 글에 작곡가 김순애 님이 곡을 붙인 것이다.  목련이 한창인 봄날이면 즐겨 듣는 노래인데 들을 때마다 ‘자살’이란 단어를 떠올리곤 한다.


1774년 발행된 명작 괴테(Goethe)의 소설

문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The Sorrows of Young Werther>에서 주인공 베르테르는 로테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끝내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 소설이 많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켜서 널리 읽혀지자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처럼 노란 조끼를 입고 권총 자살을 하는 젊은이들이 급증했다. 이로 인해 이 작품은 일부 유럽 지역에서 발행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몰고 올 정도였는데, 실제로 이 소설이 나온 뒤로 독일은 물론이고 국경을 넘어 프랑스에서도 자살자의 수가 급격하게 치솟았으며 사랑에 절망하고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한 젊은이들의 호주머니 속에는 늘 괴테의 이 소설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이 소설은 라이프치히, 바이에른, 오스트리아에서 금서 목록에 오로기도 하였으며 소설을 쓴 괴테는 독자들에게 제발 베르테르를 따르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에서 연유해 유명인이나 자신이 모델로 삼고 있던 사람이나 영향력 있는 인물이 자살하거나 죽었을 경우, 그 사람과 스스로를 동일시해서 자살 시도를 따라하는 현상을 동조자살(copycat suicide)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라고 부른다. 자살의 전염 현상을 일컫는 말로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필립스(David Philips가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인데 그는 20년 동안의 자살에 관한 자료를 연구해 유명인의 자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 자살률이 껑충 뛰었음을 밝혀냈다.

특히 언론의 선정적인 자살 보도가 모방자살의 증가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있는데, 언론의 자살 보도가 영화나 소설 속의 자살 묘사보다 모방자살이나 후속자살에 미치는 영향이 4.03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마릴린 먼로가 사망한 다음에는 일시적으로 미국인의 자살이 12% 증가, 일본 여가수 오카다 유키코의 자살(1967.822)이후 2주동안 31명의 청소년이 동조자살기도, 홍콩 배우 장국영의 투신(2003.4.1)했던 당일 자정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6명이 투신자실 시도하여 5명이 사망, 이은주의 자살(2005.2.22)이후 76일간 서울 7개구의 사망 사건 조사 결과, 총94명이 충동적으로 자살을 했다고 한다. 어떤 연구는 유명 인사의 자살 보도가 있게 되면 자살이 평소의 14.3배로 늘어났다고까지 보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언론 보도에 따른 모방 자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기자협회 및 보건복지부 등에서 '자살보도 권고기준'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자살을 미화하거나 자살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사월의 노래

박목월 시 / 김순애 작곡 / 오현명 노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바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