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돌핀이 많아도 걱정

* 엔돌핀은 마약 같은 것, 너무 많으면 중독 위험하다. 언제부턴가 『웃으며 사세요. 유쾌한 순간엔 우리 몸에서 엔돌핀이 나와 건강에 좋답니다』라는 잘못된 상식이 널리 퍼져있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좋은 의미에서 나쁘지 않은 말이다. 그러나 과학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엔돌핀은 코티졸, 엔케팔린과 함께 3대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엔돌핀은 사람이 스트레스 상황에 빠지면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뇌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가장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의 2백배에 해당하는 진통효과를 발휘한다. 따라서 기분이 좋거나 즐거울 때는 당연히 분비가 억제된다. 심신이 즐거운 사람은 모르핀을 먹을 필요도 없고 먹는 사람도 없듯 행복한 순간엔 뇌가 알아서 엔돌핀의 분비를 억제시키기 때문이다.
예로 분만중인 산모․신생아는 엔돌핀이 최고치에 다다르다가 출산직후부터 서서히 감소해 평상시 수준이 된다. 또 스카이다이빙처럼 긴장도가 극심한 운동을 할때 스트레스를 견디기 위해 엔돌핀이 많이 나와 강력한 마약을 복용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문제는 엔돌핀 역시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진리가 해당된다는 데 있다. 서울대의대 약리학교실 徐유헌교수는『오랜기간 지속되는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엔돌핀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마약중독 때와 같이 사회성 결여, 망상, 환각 등 정신병증세와 면역기능 저하로 인한 감염병, 암발생 증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徐교수는 『뇌의 마약체계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작용하므로 주어진 자극을 어떻게 적절히 받아들이느냐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 뇌에는 쾌락의 느낌을 주고 통증을 감소시켜주는 여러 진정성 신경전달물질들이 있다. 흔히 말하는 엔돌핀, 엔케팔린, 모르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뇌신경원의 특정한 단백질 구조, 즉 수용체에 작용해서 그들의 효과를 발휘한다. 그런데 카페인이나, 마약성분의 약물들은 수용체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들과 매우 분자형태가 유사하다. 수용체는 분자형태가 유사하면, 특별히 검사하지도 않고 그 약물들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전달물질이 맞춰져야 할 수용체에 카페인이나 약물 등이 작용하면서 중독되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약물에 대해서 말이다. 예를 들면 엔케팔린 수용체에는 엔케팔린만이 작용하는 특수한 열쇠구멍과 같은 분자형태가 있다. 그러나 모르핀의 분자형태가 그 열쇠인 엔케팔린과 매우 비슷해서 중독되고 마는 것이다. 생리학적으로 분비되는 엔케팔린이나 엔돌핀 등은 그 양이 정해져 있어서 시간이 지나면 효소로 분해된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주어지는 약물들은 양이 정해져 있지 않고, 끊으려면 금단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인체에 악영향을 끼친다.


* 모르핀은 식물에서 얻어지는 강력한 진통제로 20세기 의약 발전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모르핀보다 200배나 진통작용이 강한 물질이 우리의 몸 안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엔돌핀이라는 이름의 뇌내 마약물질이 바로 그것이다.
* 엔돌핀의 발견은 마약류의 연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60년대 말에 이르러 일부 뇌과학자들은 모르핀, 코카인과 같은 마약류가 사람들에게 쾌감을 주는 이유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75년 영국 애버딘 대학의 존 휴지와 동료들은 마약과 유사한 물질이 뇌 속에서 제조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발견으로 인해 마약의 효과는 마약과 유사한 물질이 뇌 속에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사실로 확인되었다. 이후 현재까지 뇌내에서 발견되어진 마약물질은 20종류가 넘는데 이 중 하나가 엔돌핀이다.
* 오랜 동안 몸은 통증을 제어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여겨져 왔다. 즉, 통증이 인식되지 않는 때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격한 감정상태에서는 몸에서 오는 통증 신호를 알아채지 못한다. 즉, 엄마가 아이를 구하러 불난 집속으로 들어 갈 때나 병사들이 전투에 몰입되어 있을 때에는 자신의 고통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좀더 일상적인 얘기를 하면, 사소한 고통은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경우들을 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심각하게 누군가와 이야기 할 때는 입안에 생긴 창은 잊어버린다.
* 진통작용의 매카니즘을 간략히 설명하면 신경세포의 특정 수용체들은 모르핀이나 엔돌핀에 의해 채워져 더 이상 다른 화학물질이 고통을 전달할 수 없게 된다. 이런 화학물질 없이는 얼마나 많은 물리적 자극이 가해진다 하여도, 이 화학물질을 받아들여 고통이라는 감각을 전달하는 수용체들이 다른 물질에 의해 이미 점령당해 있어 고통이라는 감각은 발생하지 못한다.
* 엔돌핀은 우리 몸의 모든 신경세포가 자신의 의지에 따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중독성도 없다. 이런 뇌내 마약물질의 발견에 의해 지금까지 수수께끼로 여겨져 왔던 현상에 대해 설명이 가능해 졌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침을 이용한 마취의 경우, 침의 자극에 의해 뇌내 마약물질의 분비가 촉진되고 이것에 의해 마취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실험으로 증명되었다.
* 결론적으로, 뇌내 마약물질은 강력한 진통력을 가지고 있다. 아주 강한 통증조차도 뇌내 마약물질이 무마시켜 버린다. 우리 몸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지고 있고 부작용도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 내부에 강력하고 부작용도 없는 진통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부작용이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외부에서 주입하는 방법을 택한다. 이제 우리는 내부에 해결책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무엇이 엔돌핀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 내도록 하는가? 아이를 구하기 위해 엄마를 불이 난 집안으로 뛰어들어가게 만드는 것은 아드레날린 분자가 아니며 화염으로부터 엄마를 보호해주는 것 또한 엔돌핀 분자가 아니다. 자식에 대한 지순한 사랑이 뛰어들게 하는 것이고 일편단심으로 아이를 구해야겠다는 결심이 고통으로부터 엄마를 보호해 주는 것이다. 그녀 마음에 있는 이 두 요소에 의해 뇌에서 몸으로 전달되는 화학적 경로가 마련되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엔돌핀이 분비된 것은 아닐까?

* 뇌의 이마엽과 가장자리계가 만나는 부위인 A10 영역이 작용해서 엔돌핀과 엔케팔린 등의 물질이 분비되고 이 때문에 면역력이 올라가면서 진통작용이 생긴다.
* 뇌 속에서 마약 물질이 생성된다는 것을 처음 발견된 것은 1969년 영국이다. 돼지와 양의 뇌에서 각성제 비슷한 마약을 발견했다.
* 1975년에는 영국에서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마약 물질을 발견했는데 엔케팔린이라고 불렀다. 1976년 모르핀 비슷한 물체를 추출했는데, 엔돌핀이라 불렀다.
* 엔돌핀이란 몸속의 아편이란 뜻이다. ꡐ몸속의, 내부에서 생기는, 내인성(內因性)의…ꡑ 등의 뜻인 엔더지너스(endogenous)라는 단어와 아편을 뜻하는 모르핀(morphine)이란 단어에서  앞과 뒤를 잘라서 합성한 말이기 때문이다.
* 아편을 영어에서 모르핀으로 부르는 것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꿈의 신 모르페우스에서 따와서 ꡐ양귀비 풀의 즙ꡑ을 모르피네로 부른 탓이다.
* 아편이란 양귀비(opium poppy)의 오피움을 한자 말로 쓴 것이다. ꡐ꿈의 신ꡑ에서 이름을 따왔듯이 꿈꾸듯 몽롱하고 즐겁게 하는 물질이 아편이다. 이 아편이 몸 속에서 생성되어 즐거운 기분을 주고 고통을 줄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몸 속의 아편, 엔돌핀이다. 침을 놓아 마취를 시키는 것도 침으로 엔돌핀을 나오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다.
* 몸안에서 만들어지는 모르핀이라는 뜻으로 현재의 첨단 의학으로는 에스트로겐처럼 엔돌핀을 정제나 주사액으로 만들어낼 수가 없다.
* 격심한 마음의 감정 일어날 땐 작은 고통을 못느끼게 신경을 차단한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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