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평소부터 호르몬이라는 말은 귀에 익은 단어라고 여기지만, 그러나 확실한 정체는 의외로 그다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원래 호르몬이란 그리스어로 `자극하다, 일깨운다,` 라는 의미를 가진 말이다. 그 이름 그대로 마음과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신체의 여기저기에 정보를 전달하고 자극하는 화학물질이다. 조금 어렵게 말하면 신체의 건전한 항상성, 이른바 `호메오스타시스`를 유지하기 위해 활동하는 물질이다. 현재 체내에는 약 80여종이나 되는 호르몬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뇌를 비롯하여 부신, 소화기관, 성기 등 내분비기관이라고 불리는 7개의 장기에서 분비된다. 그 외에 혈관이나 세포로부터도 많이 분비되고 있지만, 모든 호르몬은 `생체의 항상성을 유지하여 심신의 베스트 컨디션을 지킨다.` 라는 `호르몬의 법칙`에 따라 활동하고 있다. 즉 이 법칙을 지키는 것이 우리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것이다. 예컨데 여름의 더운 날에 체온이 올라가면 털구멍이 열려 땀을 냄으로써 체온을 내린다. 그 결과 인간의 체온은 일정하게 유지된다. 혹은 독감에 걸렸다고 해보자. 그러면 열이 나거나 두통이 생기는 증상을 보이면서 그것을 해소하여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이 마법과도 같은 방위상의 전술은 모두 `호르몬의 법칙`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여러 사람들이 모여 공장을 이루고 하나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처럼, 호르몬은 인간의 일생 85년 간, 초로 환산하면 약 27억 초나 되는 오랜 기간 동안에 걸쳐 제각기 생명이라고 하는 신비로운 조화를 유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활동해 주는 것이다.

호르몬이라고 하면 원래는 내분비계를 지칭하는 것이다. 그것이 이른바 호르몬의 `고전적` 개념이었다. 그러나 최근 호르몬학에서는 지금부터 설명하는 신경계나 면역계와의 관련도 중요시하게 되었다. 종래는 세 가지 계통이 제각기 독립해서 활동하는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항상성릐 정보전달을 위해 활동한다는 의미에서, 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과 면역계의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도 폭넓게 호르몬으로 취급해도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서 호르몬을 정리 해보겠다.

즉, `호르몬 법칙`은
*내분비기관계의 호르몬 *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 *면역계의 사이토카인
이라는 세 가지 계통으로 활동하는 셈이다. 내분비계의 호르몬은 신체 안의 기관이나 선, 세포, 혈관 등에서 만들어지는 `고전적`호르몬이다. 예컨데 갑상선 호르몬이나 성호르몬은 잘 알려져 있는 내분비계 호르몬이다. 호르몬은 원래 화학물질의 하나이다. 아미노산이나 콜레스테롤 등을 원료로 해서, 신체의 여기저기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당연히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미묘하게 그 화학적인 성분도 다르다. 이 중에서 뇌하수체 호르몬이나 갑상선 호르몬 등 대부분이 아미노산이나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진 단백질로 되어있다. 단백질에는 방대한 정보를 실을 수 있는 특성이 있다. 그 밖에 콜레스테롤을 원료로 한 것은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이라고 불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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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용
동물에는 체내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작용(항상성)메커니즘이 있고 내분비계·자율신경계·면역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율신경계와 많은 내분비계의 중추는 간뇌의 시상하부에 있어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을 통하여 항상성을 유지한다. 호르몬은 성장의 방식이나 기관분화(分化)의 방향을 결정한다. 예를 들어 올챙이가 변태하여 개구리가 되고 경골어류의 생식선이 난소 또는 정소가 되는지의 결정, 닭볏의 성장, 철새의 깃갈이 등이다. 또한 연어의 회귀성(回歸性) 등 동물의 행동 발현에도 호르몬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호르몬분자의 크기·화학적 성질, 생리작용이나 표적기관의 다양성 등이 서로 영향을 미치며 같은 호르몬이라도 종에 따라 다른 생리작용을 나타내므로 호르몬이 분자수준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일괄해서 다루기가 어렵다.

척추동물의 호르몬
 

시상하부 호르몬
뇌하수체 전 엽과 중엽의 호르몬 분비를 촉진 또는 억제한다. 1종류의 뇌하수체 세포에 대하여 1개 이상의 시상하부 호르몬이 관여하고 있다. 갑상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TRH), 생식선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GnRH;황체형성호르몬 방출호르몬, LRH),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CRH), 성장호르몬 방출 인자(GRF)와 억제호르몬의 소마토스타틴, 프로락틴 방출인자(PRF)와 억제인자(PIF) 등이 있다. 여기서 <-인자>는 호르몬으로서의 화학적 성질과 생리적 기능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물질들이다. 이밖에 뇌하수체후엽호르몬도 시상하부에 있는 특수한 신경분비세포에서 생산되고 있다. 신경분비세포가 만드는 신경분비물질은 분자가 큰 단백질이며, 한 분자내에 후엽호르몬이 일괄해서 생합성되고 나중에 각각으로 잘라진다. 신경분비물질은 시상하부로부터 뇌하수체 후엽으로 운반되며 필요에 따라 혈액으로 방출된다. 뇌하수체후엽호르몬에는 척추동물 전반을 통해서 10종류가 알려져 있으며 모두 9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뇌하수체 후엽호르몬의 표적기관은 신장·방광·자궁·젖샘 등이다.

뇌하수체 전엽 및 중엽호르몬
뇌하수체 후엽은 신경조직의 일부이지만, 전엽과 중엽은 라트케낭(囊)이 뇌저에 접하여 분화한 것으로서 선성(腺性)하수체라고 불린다. 뇌하수체 전엽으로부터 분비되는 호르몬 중에서 성장 호르몬(GH)과 프로락틴(PRL)은 약 20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단순 단백질이다.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여포자극 호르몬(FSH) 및 황체형성 호르몬(LH)은 모두 당단백질로서 2개의 서브유닛(subunit)으로 이루어지며 아미노산 배열도 비슷하다. FSH와 LH를 합쳐서 생식선자극호르몬(GTH, 고나도트로핀)이라 부른다. 이 외에 전엽이 분비하는 호르몬에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과 지방동원호르몬(β리포트로핀과 五Κ仄Κ仜Κ仴Κ鴌Θ伤Κ似Κ京Κ의해엽과 중엽의 호르몬은 모두 하위의 표적기관에 작용한다.

갑상선 호르몬
분자 중에 요오드를 포함하는 티로글로불린이라는 당단백질이 갑상선자극호르몬에 의하여 분해 촉진되어 생성된다. 분해산물 중의 갑상선 호르몬의 주요한 것이 티록신과 트리요오드티로닌이다. 이들은 사람을 비롯하여 척추동물 일반에 대하여 대사 촉진작용이 있으며 양서류의 변태 촉진, 파충류의 탈피, 조류의 털갈이를 촉진한다.

부갑상선 호르몬
갑상선에 붙어있는 부갑상선에서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파라토르몬(PTH)으로서, 혈중의 칼슘농도를 증가시킨다. 부갑상선을 제거한 동물은 혈중 칼슘 농도가 저하되어 신경의 흥분성이 높아지므로 테타니 발작을 일으켜 질식사하는 일이 많다. PTH의 분비는 혈액 중의 칼슘 농도에 의하여 직접 조절된다. 어류는 부갑상선이 없다.

새후체 호르몬
어류에서 조류까지는 새후체가 독립된 기관으로서 존재하지만 포유류에서의 새후체 조직은 갑상선의 C세포로서 산재(散在)한다. 이 호르몬은 칼시토닌으로서, 파라토르몬과 길항적으로 작용하여 혈액 중의 칼슘농도를 저하시킨다.

이자 호르몬
이자에는 내분비선인 랑게르한스섬이 있고 섬의 주를 이루는 β세포는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분자량 약 6000의 단백질로서 전구체인 프로인슐린으로 합성된다. 인슐린은 혈당을 간이나 근육에서 글로코겐으로서 저장되도록 하고 조직의 혈당 이용을 촉진하여 혈당을 감소시킨다. 랑게르한스섬의 α세포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은 인슐린과 길항적으로 작용하여 혈당을 증가시킨다.

위장 호르몬
위·십이지장·소장의 점막에 산재하는 내분비 세포에서 분비되는 활성 펩티드는 20종류 이상이 알려져 있다. 그 중 가스트린은 위액 분비를 촉진한다. 세크레틴은 십이지장 점막에서 분비되어 이자로 운반되고, 이자액 분비를 촉진한다. 콜레시스토키닌(CCK)은 위 유문부와 소장 점막에서 분비되어, 쓸개즙 방출과 이자액 분비를 촉진한다.

부신피질 호르몬
부신은 발생학적으로 서로 다른 2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중배엽 기원의 부신피질이며, 다른 하나는 외배엽 기원이고 교감신경절과 상동(相同)인 부신수질이다. 포유류에서는 피질이 수질을 싸고 있으나 동물에 따라서는 양조직이 혼재해 있거나(양서류·조류·일부 파충류) 각각 몇 개의 작은 덩어리로서 산재(어류)한다. 부신피질 호르몬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으로서 코르티코이드로 총칭되며, 당질 코르티코이드와 무기질 코르티코이드로 나뉜다.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동물이 스트레스 상태에 있을 때 분비가 촉진되어 단백질을 포도당(혈당)으로 변화시킨다. 당질 코르티코이드는 포유류·어류에서는 주로 코티솔을, 쥐와 토끼·조류·파충류·양서류는 주로 코르티코스테론을 분비한다. 무기질 코르티코이드는 혈액 중의 전해질대사를 조절한다. 당질 코르티코이드의 분비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에 의하여 촉진되지만 무기질 코르티코이드의 분비는 뇌하수체와 무관하게 일어난다. 신장에서 합성되는 효소 레닌이 혈액 중의 안지오텐시노겐에 작용하여 안지오텐신Ⅰ을 만들고 안지오텐신Ⅰ이 혈액 중의 전환효소에 의하여 아미노산 잔기 8개인 안지오텐신Ⅱ가 되면 부신피질을 자극하여 무기질 코르티코이드의 분비를 촉진한다. 양서류에서 포유류까지 무기질 코르티코이드는 알도스테론, 폐어를 제외한 어류에서는 11-디옥시코티솔 또는 11-디옥시코르티코스테론이다. 폐어는 알도스테론을 분비한다.

부신수질 호르몬
부신수질로부터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에피네프린이 분비된다. 아드레날린은 심장에 작용하여 혈액의 박출량(拍出量)을 증가시키고 혈압과 혈당치를 높인다. 스트레스 상태에서 부신수질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며 고등척추동물은 아드레날린을 많이 분비한다.

생식선의 호르몬
정소와 난소는 생식세포를 만드는 일이 본래의 기능이지만 내분비 기관이기도 하여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분비한다. 생식선의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남성호르몬·발정(發情)호르몬·황체(黃體)호르몬으로 나누어 진다. 남성호르몬은 정소가 분비하는 주요 호르몬이며, 테스토스테론과 안드로스테론이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으로서 조직에서 5α-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의 형태로 수컷의 생식기관을 발달시키고, 2차 성징(닭볏, 사람의 수염 등)을 발현시킨다. 발정호르몬은 주로 난소의 여포에서 분비되어 수란관·자궁·질을 발달시키고 그것들의 기능을 유지하는 것 외에 여성의 2차 성징을 발현케 한다. 발정호르몬에는 에스트라디올, 에스트로겐, 에스트리올이 알려져 있으며, 에스트라디올의 활성이 가장 강하다. 황체호르몬은 주로 난소의 황체에서 분비되며 자궁에 작용하여 수정란의 착상을 준비하고 임신을 유지한다. 황체호르몬의 거의 대부분은 프로게스테론이다. 발정호르몬과 황체호르몬을 합쳐서 여성호르몬이라 부른다. 난소는 여성호르몬뿐 아니라 남성호르몬도 분비하고 사람의 정소는 발정호르몬을 분비하고 있다. 부신피질은 자웅 모두 미량의 남성호르몬을 분비한다.

태반호르몬
태반은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한다. 태반형성 초기에는 융모막(絨毛幕)에서 생식선자극호르몬(CGH; FSH나 LH처럼 2개의 서브유닛으로 이루어진다)이 분비되어 난소의 황체를 자극하고 태반을 발달시킨다. 태반이 발달하면 태반성 프로락틴·에스트라디올·프로게스테론 등이 분비된다. 이 시기가 되면 임신 유지의 역할이 난소로부터 태반으로 이행하는 포유류가 많다. 임신 말기에는 태반의 프로게스테론 분비가 저하되고 반대로 자궁수축작용이 있는 프로스타글란딘 F2α의 분비가 증가한다. 분만에 앞서 난소로부터 릴랙신이 분비되어 치골결합을 느슨하게 하여 분만할 때의 산도가 열리는 것을 쉽게 한다.

무척추동물의 호르몬
 

갑각류의 호르몬
갑각류는 주기적으로 탈피하며 성장하고 탈피는 길항적으로 작용하는 탈피억제 호르몬과 탈피촉진 호르몬에 의하여 조절된다. 탈피억제 호르몬은 눈자루 안의 신경절 종수(終髓)에 있는 X기관에서 생산되어, 시누스샘으로 운반되어 방출된다. 탈피촉진 호르몬은 선성의 내분비기관인 Y기관에서 분비된다. 갑각류에는 다양한 체색 변화는 시누스샘의 색소포자극호르몬이 조절하고 있다. 또 시누스샘은 갑각류의 난소 발육을 억제하는 난소발육억제 호르몬도 분비한다. 따라서 줄새우·가재·냇물게 등의 눈자루를 제거하면 번식기 이외의 시기에 난소를 성숙시킬 수가 있다. 많은 갑각류에서 웅성호르몬은 수정관의 말단 혹은 정소의 선단에 위치하는 조웅선(造雄毛)에서 분비된다. 조웅선은 정소의 분화, 웅성기관과 2차 성징의 발달에 필요하며, 조웅선을 제거하면 암컷과 비슷해진다.

곤충의 호르몬
곤충도 부화 후의 성장은 호르몬에 의하여 조절된다. 누에는 알라타체 호르몬과 전흉선 호르몬이 공동으로 작용하면 유충 탈피를 일으키고, 전흉선 호르몬만이 작용하여 번데기화한다. 알라타체 호르몬은 유충 형질을 유지시키는 기능이 있고 분자구조가 약간씩 다른 3종류의 호르몬이 알려져 있다. 전흉선 호르몬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으로 엑디손이라 한다. 엑디손은 뇌의 신경분비세포에서 합성되며 뇌의 신경분비세포에서 분비되는 전흉선자극 호르몬(PTTH)에 의하여 분비가 촉진된다. 전흉선자극 호르몬에는 분자량 약 4400과 약 2만의 2가지 폴리펩티드가 알려져 있다. 난소와 생식선 부속기관 발달의 알라타체에 대한 의존도는 곤충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바퀴·집게벌레·검정파리 등은 뇌간의 신경분비세포를 제거하면 알라타체가 퇴화하여 난소가 성숙하지 않는다. 반대로 누에는 알라타체를 제거하면 빨라 성숙하여 번데기가 되며 난소도 성숙해진다. 곤충의 종류에 따라서는 전흉선 호르몬이 난소의 성숙을 촉진한다. 전흉선 호르몬은 일반적으로 성충의 형질 발현을 자극하여, 이것이 없으면 탈피도 변태도 일어나지 않는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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