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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매거진, 와이어드 등 유명 매체에 정기 기고하는 게임 칼럼니스트 클리브 톰슨이 지난 17일 자신의 블로그(www.collisiondetection.net)에 흥미로운 글을 올렸다.
게임 캐릭터들이 실제 인간을 닮을수록 거부감이 더 커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클리브 톰슨에 따르면, 유사한 주장을 1970년대에 내놓은 사람은 일본의 로봇 연구가 마사히로 모리. 영화 ‘스타워즈’의 R2-D2나 C-3PO처럼 인간의 외모를 ‘대충’ 흉내 낸 로봇들은 귀여워 보인다. 그러나 실제 인간 외모의 99%를 닮은 로봇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부족한 1%에 주목한다. 어색한 표정과 활기 없는 피부 등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정교한 로봇이 ‘살아 있는 시신’처럼 보이게 된다는 것.
일종의 패러독스가 발생하는 것이다. 인간 외모를 닮을수록 로봇이 일으키는 호감도가 상승하다가 어느 지점에서 호감이 급전직하하는 현상이 벌어지는데, 이를 두고 마사히로 모리는 “설명하기 힘든 추락 Uncanny Valley” 현상이라고 부른다.
일본의 여자 안드로이드 리플리 Q-1이나 우리나라 개발된 에버원이 환호 뿐 아니라 미묘한 거부감을 일으키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클리브 톰슨은 게임 캐릭터에서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찰리 브라운과 같은 엉성한(?) 캐릭터를 보면 우리의 두뇌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 귀여운 아이로 상상하고 사랑을 쏟지만, 실제 인간을 닮은 정교한 캐릭터를 대하면 설명하기 힘든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파이널판타지’와 '헤비 레인'이다.
실물을 닮은 탄환과 나비와 별 등 '물건'은 감동을 일으킨다. 그러나 인간은 인간 자신을 쏙 빼 닮은 로봇이나 CG 캐릭터에 대해서는 거부감 내지 두려움을 갖는 존재이다.
이영재 기자 (저작권자 팝뉴스)

Uncanny Valley에 빠지다(uncanny 이상한, 기분 나쁜, 기묘한)
70대부터 알려진 현상인데, 최초 제안자는 Mori 입니다.
 
 
Uncanny Valley
 
 
"컴퓨터 애니메이션 필름의 'Uncanny Valley'이론에 대해서 들어본적 있나요?"

"캐릭터가 점차 실사에 가까워짐에 따라 사람들은 그들을 현실이라고 믿기 시작하게 됩니다. 인간 캐릭터에게서 사람들은 특정한 현실적 요소를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무슨일이 발생하게 되냐면 캐릭터들이 너무 현실적이라서 그들이 진짜 사람이라고 믿으려 한다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무언가 부족한 면을 발견하게 되지요.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들이 플라스틱같은 피부와 목재로 만든 듯한 얼빠진 눈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갑자기 모든 것이 섬뜩해 보이는 것입니다. 인물들이 모두 좀비같아 보이고 오히려 인공적인 느낌을 주는 캐릭터들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캐릭터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다가 급작스럽게 떨어지고 다시 올라가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우리의 게임에서는 실사와 같은 표현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AI의 행동양식이 'Uncanny velley'에 근접하고 있다는 것이죠. 지금까지 우리의 AI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들을 말해왔습니다. 그들은 영리하고 환경에 대하여 의미심장한 행동을 보여주며 뛰어난 전투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AI에서 응답하도록 프로그램되지 않은 허점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의 모든 인상은 아까 말한 좀비처럼 순식간에 떨어지고 맙니다. 해병대원들은 '치프, 당신은 방금 음료수 자판기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어요. 정말 근사한데요!'라는식의 말을 할 수 없습니다.

미션의 특정 부분에서 AI들은 잘 싸우고 흥미로운 반응을 보여주지만 잠시 돌아서서 그들의 행동을 관찰해보면 사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게임의 인공지능은 특정 목적에서 정말 현실감 있는 행위를 보여줄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지만 그 목적에서 벗어나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현시점에서 게임 인공지능의 중대한 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AI의 한계는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플레이어에게서 이러한 한계를 감출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떻게 한계를 극복할 것인가?' 이것이 인공지능의 정체입니다. 플레이어로 하여금 지능이 있다고 믿도록 속이는 것이죠."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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