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自殺 suicide] 이란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는 행위. 자기살인·자해라고도 한다. 영어와 프랑스어 suicide의 어원은 라틴어 sui(스스로를)와 caed(죽이다)의 합성어이다. 예로부터 자살에 대한 평가는 다양했으며, 종교상의 교의(敎義)와도 깊이 관련되어 있다.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는 행위. 자기살인·자해라고도 한다. 영어와 프랑스어 suicide의 어원은 라틴어 sui(스스로를)와 caed(죽이다)의 합성어이다. 예로부터 자살에 대한 평가는 다양했으며, 종교상의 교의(敎義)와도 깊이 관련되어 있다. 코란이나 탈무드에서는 자살을 죄악이라고 보고 엄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그리스도교도 자살을 큰 죄악이라고 여겨왔다. 한편 힌두교에서는 자기의 의사로 자기를 해방시키는 것이라 하여 자살자를 칭찬하고 있으며, 서티(suttee;아내가 남편의 시체와 함께 타 죽음을 이름) 의식을 행한 미망인이 크게 칭송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유죄를 선고받은 범죄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인정하였다. 베트남전쟁 때의 승려들처럼 항거의 표시로 분신자살을 택하는 예도 있었다.


1 직접동기와 준비상태
직접동기를 연령별로 보면, 초·중학생인 경우는 환경적 갈등, 즉 부모의 심한 꾸지람이나 부모의 이별, 학교생활의 부적응 등이 많으며, 고등학교·대학교로 진학하거나 성년이 된 뒤에는 개인적인 문제(시험·취직·이성교제 및 앞날에 대한 불안)로 인한 고민 등이다. 장년기 때에는 남자는 사업상의 문제, 여자는 가정불화 등이 동기가 되기 쉽다. 노년기에는 여기에 신체질환 등이 가중되어 삶을 무거운 짐으로 느끼게 된다. 그러나 어느 경우를 보더라도 자살은 준비상태(자살경향)와 직접동기 사이에 함수관계를 가진다. 먼저 준비상태가 발생하고 거기에 직접동기가 더해짐으로써 자살이 결행된다. 따라서 자살의 준비상태가 매우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직접동기가 의외로 미약할지라도 자살은 발생한다. 반대로 자살경향이 매우 미약할 경우에는 상당히 강력한 직접동기가 추가되지 않는 한 자살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 자살경향의 요인에는 사회적·환경적 요인, 생물학적 요인, 심리학적 요인 등 3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2 자살의 사회학적 측면
자살의 사회적 요인을연구한 사람은 프랑스 사회학자 E. 뒤르켐이다. 그는 《자살론(1897)》에서 <사회현상인 자살의 동향을 개인의 병태심리적 요인과 인종·유전·기후 등의 생물학적 요인으로 모두 설명해낼 수없다>고 하였고, 사회적 구조의 특성과의 관련에서 생각했다. 즉 그는 근대사회에서 특징적인 자살의 유형으로 ① 애타적 자살 ② 이기적 자살 ③ 아노미적 자살 ④ 숙명적 자살로 분류했다. 애타적 자살은 사회의 통합이 지나치기 때문에 개인의 관심이나 생명이 과소평가되는 사회에서 나타나며 자살은 의무로서 강제되는데, 때로는 존경할 만한 행위로 간주되는 경우도 있다. 이기적 자살은 사회의 통합이 약하기 때문에 인격적 자유·책임·독립이 규범으로 여겨지고 사회적 규범이 개인의 행동을 규제하는 기능을 상실했을 때, 개인간의 결합력이 약한 사람에게 나타난다. 뒤르켐은 통제력과 단결성이 강한 가톨릭에 비해 종교적 개인주의가 강한 프로테스탄트에게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고 했다. 아노미적 자살은 사회의 규범상실 상태에서 나타나는 자살인데, 사회의 변동기 때에 가치의식의 붕괴로 인해 개인의 방향감각이 상실되었거나 안정감이 소멸했을 때 발생한다. 숙명적 자살은 과도한 억압상태(노예·죄인의 경우 등)에서 발생하는 아노미적 자살이다. 이와 같이 자살은 사회구조와의 관계에서 설명되어 왔으나, 같은 사회구조에서도 연령·성별·지역·계절 등 서로 다른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서도 차이가 생기게 된다. 일반적으로 고령자, 여자보다는 남자, 기혼자보다는 독신자·미망인 및 이혼한 사람, 농촌보다는 도시의 자살률이 높으며, 계절적으로는 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 자살의 생물학적 측면
생물학적 요인으로 맨 처음 문제가 되는 것은 유전적 요인이다. 자살 그 자체가 유전된다고는 볼 수 없으나, 자살을 일으키기 쉬운 정신병(예를 들면 울병(鬱病)·정신분열병 등)이나 이상성격 등은 유전적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자살가가 많이 발생하는 가계(家系)도 있으며, 울병·정신분열병·이상성격·민감성관계망상 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반 사회인에 비하여 자살빈도가 높은데, 그중에서도 울병은 자살의 주원인이다. 이들 질병의 대부분은 사춘기에 많이 일어나는데, 노인성치매·알코올중독 등으로 인한 자살은 예외이다. 병원 응급실에 실려오는 자살 기도자 가운데 대부분은 울병을 중심으로 하는 우울상태에 빠진 사람들이다. 여자인 경우는 월경 때의 긴장상태가 증상을 증가시키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은 설령 울병환자일지라도 그 가운데서 자살을 기도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배경에는 얼마간의 특수사정이 있는데 그 가운데, 특히 비뚤어진 인간관계를 지닌 경우가 많다. 또한 일란성쌍둥이로서 한쪽이 자살을 기도했다 하더라도 다른 쪽은 자살을 기도하지 않는 예도 상당히 많아, 자살자를 생물학적 요인만으로써 설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4 자살의 심리학적 측면
자살자 가운데에는 유아기·소아기에 부모를 잃거나 과거에 가출과 비행을 저질렀던 일이 있는 사람이 많은데, 특히 어린이인 경우 가출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서 자살을 향한 하나의 주의신호가 되고 있기도 하다. 자살은 <견디기 어려운 환경으로부터의 도피>라는 비참한 결과로 볼 수가 있다. 비행·반항, 신경증적 태도, 알코올·약물에 대한 의존 등은 모두 도피적 태도의 표현이며, 자살은 그 극단적인 표현이다. 자살자에게 특유한 성격적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점에 대해서는 정설이 없다. 그러나 외계(外界)의 자극에 대해 반응을 일으키기 쉬운 성격, 즉 어떤 쪽으로 치우쳐 있는 성격을 가진 사람에게서 자살이 더 일어나기 쉽다. 또한 자살자는 대부분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5 법률문제
로마법에서는, 선서에 의하여 목숨을 국가에 귀속시킨 병사의 자살미수만이 처벌되었다. 자살 처벌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영향도 있어서 15세기 교회법대전(敎會法大典)은 자살을 살인과 동일하게 다루기는 했으나, 1532년 카롤리나형사법전은 형벌 등을 과하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살한 사람의 재산을 몰수하는 데 머물렀으며, 1796년 텔레지아나법전도 자살자에 대한 정식 매장을 금지하는 정도였다. 18세기 중엽의 계몽사상 이후로는, 1813년 바이에른형법전을 거쳐 독일 전 국토에 자살불가벌(自殺不可罰) 움직임이 확대되었다. 영국·미국에서도 자살은 코먼로(common law)상의 범죄이기는 했으나 오랫동안 처벌의 예는 없었고, 영국에서는 1961년의 자살법에 의하여, 미국에서는 자살을 코먼로상의 범죄로 다루는 주에서도 대응형벌이 없었기 때문에 명확히 처벌을 할 수 없었다. 오늘날에는 이슬람교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세계적으로 자살을 범죄로 간주하고 있지 않다. 이는 형법·종교·윤리와의 관계를 끊어버리고, 목숨도 원칙적으로 개인의 자유로운 처분에 복속되어야 할 개인적 법익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사상 쪽으로의 전환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아직 미완결상태이다. 그 예로 이른바 자살행위를 처벌해서는 안된다고 하면서도 실질적인 자살에 관여하는 죄, 즉 자살관여·촉탁살인·승낙살인 등을 남기고 있는 입법례를 들 수 있다. 1997년 IMF 이후 늘어난 실직과 생활고로 인한 일가족 동반자살은 부모가 자식들과 같이 살아갈 길이 없다고 단정하는 절망과 자식들을 부모 없이 고생하며 살게 하고 싶지 않다는 잘못된 자식 사랑의 결과 빚어진 일종의 사회 병리현상이다. 2000년대에 들어 인터넷 사이트에 자살동호회가 생겨 전혀 모르던 사람과도 같이 자살하는 예가 생겨난 바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존엄성을 경시하는 데서 온 찰나적 자기 파괴행위로 사회학자·종교학자들은 진단하고 있다. 또 우울증을 부르는 세로토닌 조절이라는 특정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자살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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