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처, 한국인 가치관 설문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우리사회에 뿌리깊은 남아(男兒)선호 현상이 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30대는 딸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의 절반은 특별한 개인적 노후 대책을 갖고 있지 않았고, 통일에 대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국정홍보처는 지난해 11월6일∼29일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남녀 2천5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인의 인식.가치관' 조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홍보처는 96년부터 5년에 한번씩 조사를 실시해왔다.

◇30대 "여아(女兒)가 더 좋아" = `자녀를 한 명만 가져야 한다면'이란 질문에 대해 `남녀 상관없다'라는 응답이 59.0%로 가장 많았다. `남자아이'라는 응답은 ▲96년 40.4% ▲2001년 31.2% ▲2006년 24.8%로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여자아이' 선호는 같은 기간 ▲9.8% ▲10.9% ▲16.1%로 늘어났다.

성별로는 남성의 경우 남아 선호도(25.3%)가 여아 선호도(24.4%)를 소폭 상회한 반면 여성 응답자 중에서는 여아 선호도(19.8%)가 남아 선호도(12.3%)를 앞질렀다.

특히 연령대별로는 30대에서 여아 선호도가 21.0%로 남아 선호도(17.0%)를 추월했다. 반면 50세 이상에서는 남아 선호도(35.9%)가 여아 선호도(9.9%)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학력별로는 중졸 이하 및 고졸의 경우 남아 선호가 각각 37.3%, 21.0%로 여아 선호도(11.5%, 16.9%)를 크게 앞지른 반면, 대학재학 이상은 남아 선호 22.2%, 여아 선호 17.8%로 그 차이가 적었다.

또 최근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자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84.1%로 `그렇지 않다'(15.8%)보다 훨씬 많았다. 다만 연령이 낮고 학력이 높을 수록 자녀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은 하는 게 좋아..여성 입김 세져" = 결혼관에 대해 `반드시 해야 한다'가 31.9%, `가능한 하는 것이 좋다'가 40.8%로 전체의 72.7%가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다. 반면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안해도 된다'는 27.3%로 2001년 조사(34.4%)에 비해 7.1% 포인트 낮아졌다.

이혼에 관해선 `결혼생활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혼은 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53.2%로 2001년(44.3%)에 비해 8.9% 포인트 상승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는 `건강'이 49.8%로 일 순위로 꼽혔고 `가정의 행복'(31.6%), 경제적 풍요(9.8%) 등이 뒤를 있는 등 예년 조사에 비해 `가정의 행복'을 고른 응답률이 높아졌다.

또 `생활비 지출' 항목에서 의사결정권이 `남편에게 있다'(12.9%)보다 `아내에게 있다'(59.0%)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아 가정의 의사결정에 있어 `여성 파워'를 실감케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성적으로 평등한 사회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남성 우월'이 54.0%로 가장 많았고, '남녀 평등'은 39.1%이었으며 `여성 우월'은 6.7%에 그쳤다.

◇국민 절반 "노후 대책 없어" = 국민의 51%가 개인적으로 노후를 위한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별다른 준비가 없다'가 34.2%였고, `국민연금 및 직장연금'이 17.1%였다. 노후 대비에 대한 책임소재(항목 복수 선택)는 `본인이나 배우자'라는 응답이 93.6%로 `정부'(85.0%), `자녀'(59.8%)보다 많았다.

우리사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항목 복수 선택)로는 `빈부격차 해소'(37.1%), `경기활성화'(33.1%), `물가안정'(23.7%), `일자리 문제'(24.2%), `집값 안정'(18.1%) 등의 순이었고, 앞으로 5년간 정부예산 중 우선적으로 늘려야 할 분야로는 `경제분야'와 `복지분야'가 각각 62.5%, 41.2%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응답자의 78.3%는 우리나라 사회복지 수준이 경제수준에 비해 낮다고 응답했고 `세금을 조금 늘리더라도 복지수준을 높여야 한다'(57.9%)가 `복지수준이 떨어져도 세금을 줄이는 게 좋다'(41.8%)보다 많았다.

◇생활만족도 "제자리"..자녀 선호 직업은 "공무원" = 생활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5.1점으로 2001년 조사 때와 같은 수준이었고, 긍정적으로 대답한 비율은 57.9%로 당시 59.8%에 비해 오히려 1.9% 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50.0%는 2007년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비슷할 것'은 42.1%, `나빠질 것'은 7.8%였다. 5년 후 자신의 삶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나아질 것'이라는 답변이 66.3%로 많았다.

직업선택시 주요 고려사항(항목 중복 선택)으로는 `보수.급여'가 64.0%로 가장 많았으나 96년 74.3%, 2001년 69.0%에 비해 하락한 반면 `안전성'(40.6%), `장래성'은 상승세를 보였다.

자녀가 갖기를 원하는 직업으로는 공무원이 43.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교사.교수(14.8%), 의료인(6.9%), 과학기술자(4.8%) 등의 순이었다. 공무원 선호도는 2001년 조사 때(22.7%)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한편 우리 사회 인식도에 대해 ▲`부정부패가 많다'(89.7%) ▲`성공하려면 연줄이나 집안 배경이 좋아야 한다'(87.3%) ▲`돈이면 안되는 일이 없다'(82.5%) ▲`많은 경우 원칙대로 하다가는 손해를 본다'(81.9%) 등으로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통일 서두를 필요 없어..나는 이념적 중도" = `통일이 언제 되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가 55.2%로 절반을 넘었고, `굳이 통일을 할 필요가 없다'도 16.8%나 됐다.

그러나 통일 이후 전망에 대해선 `국가경쟁력이 장기적으로 강화될 것'이란 응답이 75.8%로 많았고, 북한과의 교류와 관련해서도 `늘려야 한다'가 62.7%나 됐다.

북한에 대한 인식과 관련, `이웃'이란 답변이 29.6%로 가장 많았고, `형제' 22.7%, `우리' 14.1%, `남' 9.5%, `적' 8.9% 등이었다. 15.2%는 `관심 없다'고 답했다.

자신의 이념성향에 대해선 `중도'라는 답변이 42.4%로 가장 많았다. `진보'는 27.0%, `보수'는 30.6%이었다. 이 가운데 `매우 진보'와 `매우 보수'라는 응답은 각각 2.3%, 2.5%에 그쳤다.

국가보안법에 대해선 현재 사회적 상황에 비춰볼 때 `문제가 있다'가 72.2%(`일부 개정' 63.8%, `폐지' 8.4%)를 차지했고 `현행 유지'는 26.9% 수준이었다.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76.1%가 `그렇다'고 답했고 `한국 역사를 자랑스레 생각한다'도 77.6%나 됐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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